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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북도

바람불어 더 추운날의 황악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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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들어 두번째 맞는 주말,

날씨는 계속 추워 최저기온 영하10도를 오르내리지만 기분은 겨울이 끝나가는 느낌이다.

아마도 몇번 더 있지 않을 눈 내리는 혹은 눈 쌓인 겨울산행을 즐기고 싶은데 도통 마땅치가 않다.

이런 저런 궁리끝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영리(營利)산악회 모집공지를 보고 황악산(1,111m) 산행에 따라나섰다.

 

 

괘방령(掛榜嶺)

지형적으로 볼때 괘방령경상북도 김천시 대항면 복전리와 충청북도 영동군 매곡면 어촌리를 잇는 고갯을 일컷는다.

해발높이는 300m가량 으로 백두대간 산줄기로는 황악산[1,111m]과 가성산[730m] 사이에 위치한다.

 

이웃한 추풍령이 관로(官路)라면, 이곳은 간섭 받기 싫어하는 장사꾼들이 이용하는 상로(商路)였다.

또 조선 시대 영남의 유생들이 과거 보러 한양 갈 때 추풍령을 넘으면 추풍낙엽처럼 낙방한다는 속설 때문에

마음 약한 유생들은 추풍령 대신 이 괘방령을 넘었다 전해진다.

괘방령의 ‘방(榜)’자가 합격자 발표 때 붙이는 방과 같은 글자라는 사실이

이들을 괘방령으로 끌어들였다고한다.

 

 

산행코스는 괘방령(300m)에서 시작하여 백두대간 등산로를따라 운수봉(668m)을 거쳐 황악산(1,111m)에 오른후

형제봉(1,035m)을 거쳐 바람재가기 전 신선봉(944m)과 망봉(597m)을 거쳐 직지사방향으로 하산하는 코스다.

 

 

산행거리는 약 13Km정도이고 주어진 시간은 오전 10시 30분부터 시작하여 오후 4시까지 5시간 30분이다.

산행중 간단한 점심과 휴식시간으로 30분을 쓸 경우 시간당 2.6Km이상의 속도로 걸어야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과연 오늘 참여한 30여명이 산행안내자의 계산대로 오늘 산행이 잘 이루어질지 궁금해진다.

 

 

기상청 예보는 오늘 날씨는 조금 풀린다고했는데 실제  이곳 날씨는 귀가 시려울 정도의 추위에

바람은 준태풍급의 살을애는듯한 바람이 불어 마스크까지 착용해야 할 정도로 매섭다.

 

 

괘방령을 출발하여 약 30분정도 오르니 예전에 여우들이 살았다는 여시굴과 그 이름을딴 여시골산(620m)을 지난다.

 

 

그리고 또 괘방령에서 여시골산을 왔던것 만큼 여시골산에서 더 오르니 운수봉(668m)이다.

이곳 황악산 등산길은 충청북도와 경상북도의 경계를 이루고있으나 직지사를 중심으로 등산길이 발달되어

주로 김천시에서 관리하는 모양세다. 만나는 이정표마다 김천시 명찰이 붙어있다.

 

 

여기까지의 등산길은 그간 간간이 내렸을 눈은 다 녹아서 볼 수 없고 걸을때마다 부는바람에 먼지만 일어나고있다.

등산길 주변의 조망은 빽뻭히 들어선 나무와  흐린 날씨로인해  백두대간의 위엄있는 모습은 느낄 수가 없다.

 

 

운수봉에서 조금 더 오르니 직지사로 연결되는, 황악산 등산길에 몇 안되는 쉼터가 있는 안부에 다다른다.

안부라고는하는데 조망은 볼게없고 잠시쉬며 이른 점심을 먹을까했는데 너무 세차게 부는 바람이 밀려 그냥 지나친다.

 

 

운수봉과 백운봉을 지나니 그간 내렸던 눈이 그대로 남아있어 여기서부터는 아이젠을 착용하고 오른다.

 

 

쌓인 눈은 제법 많아 등산로뿐 아니라 주변 언덕배기에도 잔설아 쌓여있다.

 

 

계속되는 답답스러울 정도로 깍 막혔던 조망이 나뭇사이로 조금 열린다.

나뭇사이로 보이는 저 능선이 황악산을 지나 넘어야할 형제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다.

 

 

오르는 등반길은 생각외로 경사가 심하여 임시 걸쳐놓은 로프에 의지해야 할 정도로 힘들다.

등반 시작점과 황악산의 표고차가 약 800m정도 되다보니 완만한 경사보다는 대부분 경사가 심한 되알진 고갯길이다.

 

 

그렇게 오르니 오늘 등반길에서 처음으로 주변을 조망 할 수 있는 장소를 만난다.

아마도 왼쪽에 보이는 뒷봉우리가 황악산 일듯싶다.

 

 

좌측으로 시선을 조금 더 돌리니 황악산에서 형제봉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능선이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계속 이어지는 눈덮힌 깔닥의연속.

 

 

등반 중간에 주변을 조망할 수 있는 장소가 있으면 힘도 덜들텐데 짜증스러우리만큼 앞만 보고 걸어야한다.

 

 

정상 못미처의 헬리포터에는 한 무리의 산악회팀이 추위에 떨며 점심을 끝낸듯 짐정리를 하고있다.

 

 

어느 산이나 다 그러하듯 정상을 목전에둔 오름길은 가파르기만하다.

 

 

앞서가던 한 무리의 등반인들을 양해를 구해가며 앞서가니 괘방령을 출발한지

점심시간 포함하여 약 3시간만에 이정표위로 황악산 정상부가 눈에 들어온다.

 

 

황악산 (黃岳山, 1,111m)

 

경상북도 김천시 대항면 운수리와 충청북도 영동군 매곡면 어촌리, 상촌면 궁촌리에 걸쳐 있다.

험준하고 높은 봉우리라는 뜻에서 ‘큰 산 악(岳)’자를 쓰는 높은 산임에도

석산(石山)이 아닌 토산(土山)이어서 흙의 의미를 담은 ‘누를 황(黃)’을 써서 황악산(黃岳山)이라 한다.

예전애는 학이 자주 찾아왔다하여 황학산(黃鶴山)으로도 불리웠었으나 지도상에는 황악산으로 표기된다.

 

 

황악산 정상에서도 잠시,

오늘따라 세차게 부는바람과 별로 볼것없는 조망에 약간은 실망하며 다시 산길을 나선다.

 

 

정상에서부터 형제봉을 지나 신선봉까지는 약간의 내리막과 오르막이 있지만

그래도 표고차가 별로 없어서 걷기에는 좋을것같다.

 

 

능선길을 걸으며 가끔 보이는 먼 산들의 모습,

날씨가 청명하였다면 더 멀리까지 보여 그야말로 백두대간의 위용을 감상 할 수 있었을텐데

흐린조망이 못내 아쉽기만하다.

 

 

형제봉을 지나 신성봉방향 하산길로 접어들며 나뭇사이로 황악산 정상부가 빼꼼히 보인다.

 

 

그리고 진행 방향으로는 신성봉(944m)이 역시 나뭇사이로 조망된다.

 

 

신성봉 이정표.

여기서 가던 방향으로 직진하면 바람재로 하산하게되고,

나는 좌측으로 방향을 바꿔 직지사 이정표를 보며 하산길을 잡는다.

 

 

신성봉에서 부터는 그야말로 내리꼿는 눈덮힌 가파른길을 힘겹게 내려오니 잠시 좌측으로 지나온 능선이 보인다.

'

 

좀더 가파른 내리막길을 미끄러지듯 내려오니 잠시 조망권이 열리며

벌목했던 민둥산 넘어로 멀리 김천 대덕산방향이 보인다.

 

 

약 700고지정도 내려오니 눈길은 어느덧 누런 황토길로 변해있고

여기서부터는 그동안 착용했던 아이젠을 벗어들고 하산한다.

 

 

직지사로 하산하는 길의 중요한 이정표가 되어주는 망봉(597m)이다.

망봉은 지도에 망월봉으로 표기 되기도한다.

 

 

망봉을 지나 잠시 쉴수있는 벤치가 있는 쉼터.

하지만 쉴수있는 벤치는 있어도 조망이 없이 나무들로 가려있어 아쉽다.

 

 

하산하는 길에서 나뭇사이로 보이는 지나온 능선,

탁트인 조망처가 있으면 좋으련만 아쉬움이 많이 남는 산길이다.

겨울이니까 이정도지 여름철에는 나뭇잎이 무성하면 더 답답할것같다.

 

 

계속 이어지는 계단식 하산길은 산꾼들을 지치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렇게 괘방령을 출발하여 황악산을넘어 직지사입구 날머리에 5시간 15분만에 지난다.

 

 

찻길 담넘어로 보이는 직지사 극락전.

산행길은 끝났지만 여기서 버스가 기다리는 공영주차장까지는 약 1.5Km.

아무리 내리막길 이라지만 20분은 소요될것같다.

 

 

차도에서 열린공간으로 들어서니

직지사 옆을 지나며 직지사를 두루 살피고싶었으나 서로간에 약속된 시간이 있기에

대웅전까지는 못가고 주차장 가느길에서 볼 수있는 직지사 모습만 담아봤다.

 

 

 

직지사 내부에는 내원계곡과 운수계곡에서 흘러내려오는 개천이 흐르고,

 

 

개천 넘어로는 좌측에 법화궁과 우측에 남월요가 커다랗게 자리잡고있다.

 

 

개천따라 주차장으로 가는길에서 보는 ㄷ자형의 건물에는 만덕전이라는 현판이 붙어있다.

 

 

여기는 아마도 사찰로 들어가는 큰문 인것같은데 단단해보이는 철책문이 어째 사찰과는 어울리지 않는것같다.

그리고 두껍게 쌓아올린 사찰담장은 왜그리 높은지?

 

 

직지사 입구의 만세교.

직지사(直指寺) : 황악동쪽 산쪽에 자리한 이 절로  대한불교조계종 제8교구 본사이다.

신라 눌지왕2년(418년)에 아도화상이 창건하였고 전해지고있고

 문화재로는 보물제319호인 석조여래좌상과 보물 제606호인 3층쌍석탑이 있으며

부속암자로는 운수암, 백련암이 있다.

 

 

직지사 경내에서 나가며 보는 산문(山門)의 편액에는 '각성임천고치'라는 글씨가 눈길을 끈다.

 산문은 일주문과 관계없고, 이런 형태의 산문은 전국 사찰 여러곳에서 유행처럼 많이 짓는 것을 볼 수잇다.

직지사에는 3개의 문(門)과 2개의 루(樓)가 있다고하는데

오늘 시간관계상 직지사를 두루 살피지는 못해 아쉽다.

 

 

이 산문(山門)의 바깥쪽 편액에는 '동국제일가람황악산문'이라고 길게 쓰여있다.

글씨는 여초 김응현(1927~2007)님의 필적이다.

 

오늘 산행은 여기까지, 산문을 나서며 산행을 마무리한다.

'겨울산'하면 우선 눈이 쌓여 설경이 아름다운 산을 떠올리는데

그래서 그런산을 찾아가고 싶고, 혹시나 황악산은? 하고 찾아왔으나

날씨마저 흐려 좋지않은 조망에 약간의 실망만 남기고 돌아간다.

하지만 오늘 하루도 무탈하게 산에서 보낼 수 있었다는 것에 감사한다. ^^**^^

 

 

 

 

추신 : 괘방령에서 황악산을 넘어 신성봉을 거처 직지사 주차장까지 5시간 반으로는 역시 무리였다.

직지사를 거치지 않았어도 평균 6시간 이상 걸렸고 오후 4시에 출발하기로 했던 버스는

이런 저런이유로 4시 50분에 출발해야만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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