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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남북도

구병산 (九屛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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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병산(九屛山) 충청북도 보은군 마로면과 경상북도 상주시 화북면에 걸쳐 있는 높이 876m의 산이다. 구병산은 호서의 소금강인 속리산에서 뚝 떨어져 나와 충북 마로면 적암리와 경북 화북면과의 도계에 웅장하고 수려한 아홉 개의 봉우리가 병풍처럼 둘러쳐 저 있어 구봉산이라고도 한다.

 

예로부터 보은 지방에서는 속리산 천왕봉은 지아비 산, 구병산은 지어미 산, 금적산은 아들 산이라 하여 이들을 '삼산'이라 일컫는다.

속리산의 명성에 가려 일반인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아 산 전체가 깨끗하고 조용하며 보존이 잘 되어 있는 편이며 단애를 이루고 있는 암릉과 울창한 수림, 그리고 정상에서의 빼어난 조망 등 경관이 수려하여 등산인들이 즐겨 찾는다.

무엇보다도 아기자기한 암릉 코스와 암봉에서 내려다보는 아찔한 맛, 고사목 사이로 바라보는 굽이치는 경관이 일품이다.

 

 

[충북알프스  지도]

 보은군청에서는 속리산과 구병산을 잇는 43.9km 구간을 1999년 5월 17일 ‘충북알프스’로 출원 등록하여 널리 홍보하고 있다.

 

 

[구병산 산행지도, 화살표의 역방향으로 진행했다]

 

         

          산행일 : 2019년 1월 12일 (토)

          산행길 : 들머리- 적암리 주차장.          날머리- 적암리휴게소.   (원점회귀).

                      * 적암리 주차장 - 팔각정 - 절터입구 - 신선대 - 824봉  - 835봉 - 백운대 - 구병산 - 철계단 - 쌀난바위 -

                        숨은 골 - 위성지구국 - 경로당 - 적암리 휴게소.

          산행거리 : 약 9Km

          산행시간 : 5.5시간 (점심, 휴식포함)

 

 

2019년 두 번째 맞는 주말에 나름대로 큰 결심을 하고 산행길에 올라본다.

지난 10월 수술월 후 맛기로 북한산을 잠시 다녀왔고, 그 후유증으로 한참을 더 고생하고,

재활치료만 4개월째,  제대로 된 산행은 작년 6월 동악산 산행 이후 7개월 만이다.

그러고 보니 아직도 완전하지는 않지만 병치례를 한 게 반년이 훌쩍 넘었었나 보다.

 

 

충청북도 마로면 적암리 속리산휴게소옆 주차장에서 등산을 시작하여 신선대에서 적암천으로 흐르는 개천을 따라

신선대 방향으로 길을 잡는다.

 

 

이곳 지방에 오전에 약간의 눈 예보가 있었는데 잠깐 내리던 눈은 흔적도 안보이고 날씨는 흐려 뿌연 연무만 쌓여

산 정상이 보이지 않는다.

 

 

한참을 오르니 이정표 하나를 만난다.

왼쪽은 절터를 지나 853봉이나 신선대로 바로 오르는 길이고 나는 신선대로 방향을 잡아 오른다.

 

 

신선대 오르는 길목에는 아침에 잠간 내린 눈이 바닥에 살짝 뿌려져 그나마 겨울분위기를 내준다.

 

 

계천길을 벗어나 본격적인 산길로 접어드니 반가운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많은 양의 눈은 아니지만 솔잎 위로 사뿐히 내려앉은 눈가루가 힘든 고 바윗길 산행에 미소를 선물한다.

 

 

그리고 계속 오르막길에서 좌측으로 어렴푸시나마 능선길을 보여주기 시작한다.

 

 

오르는 암벽길에 바위 위에서 고사한 나무가 가지 없이 몸통만 애처롭게 버티고 있다.

 

 

한참을 땀 흘려 올라가니 충북알프스의 능선길과 함께 이정표를 만난다.

이 능선에서 우측은 형제봉 가는 길이고 우리는 좌측 신선대로 향한다.

 

 

능선길 이라고는 하지만 제대로 길이 나있는 건 아니고 바위사잇길을 힘겹게 올라야 한다.

 

 

그 오르막 길은 이곳 모든 길이 그렇지만 어설프게 내린 눈과 낙엽바닥에 숨어있는 얼음이 갈길을 더디게 한다.

 

 

785m의 신선대다.  참으로 힘겹게 올라와 첫 봉우리에 올라본다.

아까 절간 가는 삼거리가 해발 약 250m 정도이니 약 500m 이상을 오른 샘이다.

이곳에서 잠시 쉬며 물과 간식을 보충하고 신선이 노닐었을 주변을 살펴본다.

 

 

잠시 쉬며 보이는 주변은 동쪽 형재봉방향의 연봉들이 멀리 뿌옇게 보인다.

날씨가 맑았으면 아마도 신선대 이름에 어울리는 경관이 보일 텐데 볼 수가 없어 아쉽다.

 

 

계속되는 충북알프스의 능선길은 어중쩡하게 내린 눈과 바닥의 얼음으로 많은 주의를 요한다.

 

 

지나는 길목에는 큰 바위사이로 벼랑길도 나타나고, 그 모습이 하나의 경치가 된다.

 

 

충북알프스 능선길을 따라가다 보니 삼거리 이정표를 만난다.

진행방향에서 좌측으로 절터와 적암리로 내려가는 길의  방향과 거리를 알려주고 있다.

 

 

계속되는 길은 평탄한 것만이 아니어서 때로는 커다란 단애가 아찔하게 앞을 가로막는다.

 

 

그리고 흐린 탓에 뿌옇게 보이는 봉우리들이 몽롱한 기분을 자아낸다.

 

 

깎아지른 듯한 단애의 한쪽 면을 통과하는 산꾼들.

 

 

그리고 한 봉우리를 넘을 때마다 어김없이 나타나는 벼랑의 내리막길.

가뜩이나 내리막 벼랑길이 음지여서 쌓인 눈과 얼음으로 마음 바쁜 산객의 발목을 잡는다.

 

 

계속되는 암봉과 그 바윗사이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소나무가 생명의 끈질김과 위대함을 보여준다.

 

 

853봉을 우회하여 봉우리에 올라서니 저만치 815봉과 구병산이 밀려오는 구름을 막고 버티고 있다.

 

 

그리고 또 이어지는 내리막길은 고난의 연속이다.

겨우 설치된 외줄에 어렵사리 매달려 내려가는 모습이 안쓰럽고 위태로워 보인다. 

이 산이 멀리서 보면 오르내리는 봉우리가 9개로 보인다 하여 구봉산이라 부르는 이유를 알 것 같다.

 

 

구병산과 853봉의 중간에서 절터를 지나 적암리로 갈 수 있는 삼거리 이정표.

 

 

구병산으로 향하며 뒤돌아보니 853봉이 연무를 드리운 체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그리고 진행방향 정면으로는 백운대와 구봉산이 역시 운무에 가려 실루엣만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진행하는 동안 더 짙어지는 연무로 시야확보에 신경을 써야 했다.

 

 

진행하며 보인 구봉산이 밀려오는 구름에 가려 반쪽만 보이고 있다.

 

 

꾸미지 않은 산의 모습이 반갑기는 하지만 그런 길이 하절기엔 좋을지 몰라도 동절기인 지금은 여간 힘든 길이 아니다.

 

 

진행 방향에서 잠시 뒤를 돌아보니 853봉과 815봉이 짙은 연무에 실루엣만 보여주고 있다.

 

 

815봉을 지나 등산길에서 약간 벗어나 자리하고 있는 일명 백운대에 올라본다.

이곳은 별도의 안내석이나 이정표는 없이 큰 바위와 바위 위에 쌓아놓은 돌무더기가 전부다.

 

 

백운대에서 보이는 전망은 서쪽에서 몰려오는 구름 때문에 지나온 815봉만이 겨우 흔적을 나타낸다.

 

 

백운대를 내려와 진행하니 삼거리길을 만난다.

여기서 구병산을 다녀온 후 다시 이곳에서 위성지국이 있는 적암리로 하산할 것이다.

 

 

삼거리에서 약 100m를 더 가파르게 오르니 해발 876m의 구병산 정상이다.

 

 

산 아래에는 구름이 아직 가시지 않았지만 정상에서는 오늘 모처럼 햇살을 받아본다.

지금까지의 수고를 보상받듯 모처럼 따뜻한 햇살을 온몸에 받으며 인증사진 한 장 담아본다.

 

 

 

산 정상에서 지니온 853봉을 바라보니 짙게 몰려오는 구름에 반쪽 모습만 보여주고 있다.

정상에서 서원계곡 쪽으로 30m 아래에는 여름에는 냉풍, 겨울에는 온풍이 솔솔 불어 나오는 신비스러운

대자연의 결정체인 풍혈이 있는데 우리나라 3대 풍혈 중 하나로 유명하다.

 

 

이곳 정상에 오르면 보은평야가 내려다 보이고, 북서쪽으로는 속리산이 한눈에 보인다는데 

오늘은 이직 가시지 않은 구름으로 코앞의 쌀개봉마저도 반쪽만 보여주고 있다.

 

 

구봉산 정상에서 다시 삼거리로 내려와 충북알프스길을 버리고 K.T위성지국이 있는 적암리로 하산을 시작한다.

 

 

하산길은 시작부터 부서진 바위로 형성된 너덜길이고 아직 가시지 않은 운무가 시야를 방해한다.

 

 

경사가 워낙 급하고 길도 제대로 나 있지 않으며 작은 너덜바위로 형성돼 있는 계곡길은 많은 수고와 인내를 요구한다.

 

 

편의시설이라고는 전무한 계곡이 워낙 길고(약 3Km) 깊어서 이 계곡 이름이 숨은 골이라 이름 붙인 이유를 알 것 같다.

 

 

길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구간에는 물이 함께 흐르는 바위를 따라 오래되어 불안해 보이는 밧줄이 유일한 편의시설이다.

 

 

한참을 더 내려와 숨은 골 계곡에서 구봉산 유일의 편의시설인 철계단을 만난다.

 

 

이 계곡에서 유일하게 설치된 철계단에서 보이는 큰 쌀난바위에 형성된 고드름이 눈길을 끈다.

 

 

그 고드름을 밑에서 사진에 담아봤다.

날씨가 좀 더 추웠더라면 더 크고 멋진 고드름이 달렸을 텐데 조금은 아쉬운 모습이다.

 

 

철계단을 내려와 고드름이 달린 쌀난바위와 함께 조망된 모습.

 

 

철계단을 지나 숨은 골의 지루한 너덜길의 하산길을 벗어나니 잘 정비된 개천길을 만난다.

아직 주차장까지는 한참을 더 가야 되지만 구병산에서 모처럼 편의시설이 되어있는 개천길 구간이다.

 

 

숨은 골에서부터 흐르는 개천길을 벗어나니 해발 약 430m의 시루봉이 마치 개선장군 인양 우람한 모습이 나타난다.

 

 

그리고 뒤로는 억새밭 넘어 멀리, 힘들게 지나온 충북알프스능선이 구름에서 벗어난 모습을 보여준다.

 

 

적암리로 가는 길에 만나는 K.T위성지국의 위성통신업무 안테나시설이다.

내가 첫 직장생활을 시작한 21살이었던 1970년 6월에 개통된 걸로 기억하고 있다.

 

 

아침에는 구름에 가려 그 존재조차 보이지 않았던 시루봉이지만 시루봉은 구병산 산행의 중요한 이정표 역할을 해준다.

 

 

하산을 마무리하고 주차장에서 바라보는 충북알프스 구병산 능선모습을 바라본다.

예전에 이 앞 30번 고속도로를 지나며 보이는 위성지국 안테나와 그 뒤의 산줄기가 궁금했었는데

그 산줄기가 1999년에 충북알프스라는 이름을 얻고 국내 100 산에 들며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보는 위치와 각도에 따라 봉우리가 10개도 넘는 듯한데 9라는 숫자를 꽉 찬 숫자로 생각하는 습성에서

구봉산이라는 애칭을 얻은듯하다.

 

구병산 산행은 투병생활 후 제대로 된 첫 산행이자 2019년 첫 산행이어서

남다른 느낌이지만 몸상태가 그렇게 녹록하지만은 않은 것 같다.

얻은 게 있으니 잃는 것도 있는 법, 한참을 고생했다.

(모모생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