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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교 나들이

율곡습지공원-황화코스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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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링링'이 지나간지 얼마 안된것 같은데 17호 태풍 '타파'가 많은 비와 거센 바람을 동반하며 제주와 남해안을

통과 할 예정이라는 뉴스가 전해지는 주말 오전, 무리한 산행을 잠시 접을 겸 파주 '율곡습지공원'을 찾았다.



경기도 파주에 있는 율곡습지공원은 버려져 있던 습지를 주민자치위원회가 중심이 되어 개발한 생태공원이다.

봄이면 유채꽃이 피고, 가을이면 코스모스가 피는 아름다운 공간으로 재탄생한다.



임진강 인근 평야에 조성된 율곡습지공원은 고향의 정겨운 시골풍경을 떠오르게 한다.

넓은 꽃밭과 습지에 피어있는 연꽃 군락지, 억새, 옛 농기구가 있는 초가집, 높이 솟아 있는 솟대들,

삐뚤빼뚤 재미난 모양의 장승, 폐 자재를 이용하여 만든 조형물, 물레방아 등이 정감을 자아내며 볼거리를 제공한다.

그리고 초가 원두막, 그네 등 곳곳에 쉼터가 있어 쉬어가기 좋은 곳으로 조성되어 있다.



율곡습지공원내 '학자의숲' 입구 조형물.

이곳 지역(경기도 파주시 파평면 율곡리 190-1)이 말해주는 것 처럼 율곡과 관련이 많은 곳으로 

그의 이름을 기려 '율곡습지공원'이라고 하였다 한다. (율곡 수목원과는 별개임)




주차장 입구에 들어서니 돌 축대 위에 장승을 세운 조형물이 방문객을 반긴다.



 

그리고 드넓게 펼쳐지는 황화코스모스 단지가 노란 물결을 이룬다.



황화코스모스는 원산지가 멕시코로 외래종이며 금계국과 색상과 모양이 흡사하여 많이 혼동하는데 엄연히 다르단다.

흔히 노랑코스모스, 혹은 황금코스모스 라고도 부른다.



예정대로라면 지난 9월 7~8일에 코스모스축제를 열 계획 이었는데 태풍 링링의 예보에 따라 행사가 취소됐다.



연 10만 여㎡의 넓이를 자랑하는 이곳이 태풍의 여파로 스러져 있는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꽃은 바람에 흔들리며 핀다고 했던가?

아마도 바람보다 더 강한 태풍을 이기고 핀 꽃이기에 더 아름다운것 같다.


부들습지를 지나니 맛있는 핫도그 닮은 부들이 탐스럽게 매달려있고,



간간이 파종하며 섞인듯한 코스모스도 한껏 모양을 내고있다.



거기에 질세라 한껏 뽐내는 황화코스모스.



면적이 넓긴 해도 천천히 걸어도 한 시간에서 시간 반이면 여유롭게 걸으며 꽃구경과 사색을 즐길수 있을것 같다.



예쁜 나무 출렁다리와 원두막.



그리고 쉼이 있는 정자에서 지친 몸도 무거운 다리도 내려놓고 쉬어본다.



이제 막 피기 시작하는 갈대가 조금은 어설퍼 보이고,



습지 한켠에는 고마리꽃 무리가 하얀꽃을 피우고있다.



고마리는 물을 정화시켜주는 식물로 알려져있고 꽃은 끝 부분이 분홍색으로 변한다.


 

그리고 계속 이어지는 황화코스모스밭.



넘어지고 쓰러진 사이에서도 몸을 이르켜 꽃을 피우는 갸냘픈 코스모스의 생명력이 대단하다.







습지공원 한켠에는 밤나무단지에 밤송이가 실하게 매달려있다.

이른 아침에 가 볼 수 있다면 모든 곳이 개방되어 있어서 떨어진 밤 줍는 재미도 쏠쏠 할것같다.



습지공원내에 초가집과 낮은 돌담도 정감이 가고.





저 언덕 철책으로는 임진강이 흐르지만 군 작전지역 이어서 볼 수는 없었다.









하얀 코스모스와 노란 황화코스모스밭.



 







연못에서 바라보는 풍경.



코스모스밭 한켠에 있는 논에는 누렇게 익어가는 벼가 보는 이의 마음을 배부르게 해준다.



잘 익어가는 황금빛 벼 나락을 확대해본다.



누런 논 넘어로는 돌탑과 쉬어 갈 수 있는 정자도 보인다.



나뭇가지 끝에는 잠자리, 어린 밤나무에는 실한 밤송이와 어린이 놀이 시설이 조화를 이룬다.



돌탑과 정자.







장승과 장독과 정자.



코스모스와 조형물.





폐 농기구와 자재로 만든 조형물.







큰길 도로변에서도 볼 수 있는 밭 한가운데의 안내 조형물.



그리고 지금은 볼품없지만 아름다운 장미터널도 있다.










그리고 뚝길 위에서 만나는 평화누리길 9코스 입구.



평화누리길 9코스의 시작점이고, 임진각평화누리공원까지 생태탐방로도 조성되어 있어 도보여행 코스로도 좋다.



평화누리길 9코스 입구에서 내려다 보이는 코스모스 축제밭.

비록 왁자지껄한 축제가 열리지는 않았지만 태풍을 이겨가며 꽃을피운 코스모스가 대견스럽다.


 

율곡습지공원을 떠나며 임진강이 내려다 보이는 화석정을 들려본다.

이곳은 율곡선생은 국사의 여가가 날 때마다 이곳을 찾았고 관직을 물러난 후에는

여생을 이 곳에서 제자들과 함께 보내면서 시와 학문을 논하였다고 한다.



율곡(栗谷) 이이(李珥)는 아버지 이원수와 사임당신씨(師任堂申氏)의 아들로 외가인 강원도 강릉에서 출생했다.

율곡은 어려서부터 학문이 뛰어나 13세에 진사시 합격을 시작으로 아홉차례나 장원하여 '9도 장원공' 이라고도 한다.

율곡은 스승과 제자의 의를 맺은 퇴계이황(李滉)과 함께 조선유학의 쌍벽으로서 성리학의 이론을 발전시켰을 뿐 아니라

자신의 학문과 이념을 현실정치에 실현하여 이상적인 사회를 만들려고 일생을 바친 분으로 추앙 받는다. 



화석정 옆의 보호수로 지정되어있는 500년 수령의 느티니무.

율곡 선생은 평소 정자에 제자들과 함께 기둥과 서까래 등에 들기름을 반질반질하게 먹여 두었다고 하는데,

훗날 임진왜란(선조 25년, 1592년)이 일어나 선조가 의주로 파천할 당시(4월 29일 밤) 억수같은

폭우속에서 강을 건널 때 이항복이 화석정에 불을 질러 무사히 배가 강을 건넜다고 전한다.



율곡선생이 8세때 화석정에서 지었다는 팔세부시(八歲賦詩)비와 임진깅 주변풍경.



화석정에서 바라보는 임진강 상류지역.



화석정에서 바라보는 임진강 하류지역, 멀리 개성쪽 산야도 어렵푸시 조망된다.



매일 쫒기고 쫒는 세상살이 속에서 마음의 여유를 찾아보는 시간 이었던것 같다.

삶이 나를 쫒았던 아니면 내가 삶을 쫒아왔던 어쨋던 지나간 일이고 또 지나갈 일인데

왜 그리 마음의 여유도없이 머리와 입으로만 행복을 찾고 멍투성이가 되어 부르짖으며 살아가고 있는건지,

율곡습지공원과 화석정을 둘러보고 집으로 가는 길의 작은 마을 풍경이 내 마음을 한층 더 평안하게 만들어 주는것 같다.

^^**^^





 Celestial Ballet - Sean Michael Paddis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