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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남북도

금수산 (錦繡山) : 1,016 m...충북 제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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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고속도로를 타고 충북 제천 어름을 지날 때면 늘 눈을 사로잡던 산이 있었습니다.

특히 북단양 나들목 인근에 이르면 우람한 근육질의 암봉이 실루엣으로 아른거리곤 했지요.

'비단에 수를 놓은 듯한 경치'를 가졌다는 산, 금수산(錦繡山)입니다.

 

땅속에 들어가서 동면을 하던 동물들이 깨어나서 꿈틀거리기 시작한다는 경칩(驚蟄)이 지난 3월의 첫 주말에 

우리 주변에 봄이 오는 모습을 몸소 보고 느끼고 싶어 배낭을 꾸려 충청북도 제천에 위치한 금수산을 찾아봤습니다.

 

산행날자 : 2021년 3월 6일 (토)  날씨 - 흐림, 바람 강함.

산행코스 : 들머리 - 상학마을.     날머리 - 상천휴게소.  (약 8.5Km)                        

소요시간 : 5시간   (점심, 휴식 포함)

 

금수산 산행의 보편적인 들머리인 상학마을 주차장에서 금수산 산행을 시작합니다.

 

비교적 힘이 덜 드는 상학마을길을 들머리로 마을길을 걷다 보면 금수산의 산자락 모습이 아련히 보입니다.

금수산을 흔히 와부(臥婦)의 형상이라고 하는데 이해하기 어렵고 산세 또한 험하여 와부라는 표현은 과한 것 같습니다.

 

이 지역 제천 자체가 청정 산악지역이기에 이런 멋진 아름드리 소나무들도 자주 보입니다.

 

산길로 접어드니 역시 빽빽이 들어선 수목들이 금수산의 수려함을 느끼게 해 줍니다.

 

조금 오르니 경칩이 지난 3월이지만 산에는 아직도 잔설이 많아 산행길이 조심스러워 긴장시킵니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눈에 들어오는 산의 모습도 울창했던 숲의 모습이 바위산의 모습으로 바뀌네요.

 

탐방객의 안전을 위해 설치한 데크 사다리의 모습에서 그 경사도가 이 산의 험난한 산길을 대변해주는 듯합니다.

 

산정의 암봉들이 서리 맞은 듯 새하얀 빛을 띠고 있어서 금수산의 원래 이름은 백암산(白岩山)이었다고 합니다.

 

이게 퇴계 이황에 의해 백암산의 이름이 바뀝니다.

단양 군수로 부임한 퇴계가 청풍호를 돌아보다 백암산의 수려한 자태에 반해 '금수산'이라고 바꿔 부른 것입니다.

 

세찬 바람이 옷 속에 스며들어한 것 추위를 느끼며 오르니 금수산 정상과 망덕봉으로 갈라지는 삼거리에 도착합니다.

 

삼거리에 자리한 전망대에서는 가야 할 망덕봉과 내륙의 바다라고 불리는 청평호 가 조망됩니다.

 

그리고 더 멀리 많은 영봉들이 펼쳐 저 있으나 가시거리가 짧아 멀리 못 보는 것이 아쉽습니다.

 

삼거리 전망대에서 금수산 정상을 바라봅니다.

금수산 정상에서 다시 이곳으로 와야 하기에 배낭은 이곳 전망대에 잠시 놓아두고 가볍게 정상으로 향합니다.

 

정상을 오르며 기암 사이로 보이는 풍경이 이체 롭습니다.

 

금수산 정상에 도착하니 국립공원 이정표답게 모양도 깔끔하고 휴대전화기 충전시설도 설치되어있습니다.

 

금수산 정상석 옆에서 한 장.

 

금수산 정상석.

심한 바람과 함께 먼 거리 시야가 확보되지 않아 조금은 부족한 모습입니다.

 

그래도 정상의 소나무 옆에서 먼 배경으로 한 장 더.

 

전형적인 암봉으로 이루어진 금수산 정상은 그리 넓지 않지만 정상 암봉 주변으로 데크 설치를 해놓아 

여유 있게 주변 경관을 감상할 수 있게 만들어 편안한 조망과 휴식이 가능했습니다.

 

뒤 이어 올라온 탐방객들이 어느덧 많아져 금수산 정상답게 제법 붐비고 있습니다.

 

금수산 정상에서 보는 주변 모습은 어느 방향으로 돌아보아도 중부 내륙의 산악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시 삼거리 전망대 방향으로 발길을 옮깁니다.

 

지나온 데크길을 보니 또 하나의 멋진 풍경으로 눈을 즐겁게 해주고 있습니다.

 

삼거리 전망대를 다시 빠져나와 망덕봉으로 향하며 좌측의 금수산 정상을 다시 한번 담아봅니다.

 

금수산과 망덕봉 사이에 만나는 이정표.

 

금수산에서 망덕봉으로 이어지는 탐방길은 고도 편차가 별로 없어서 맘 것 달려볼 수 있는 길이었습니다.

 

그렇게 맑은 공기를 흠뻑 들이키며 달리니 망덕봉과 상천휴게소 갈림길을 만납니다.

 

망덕봉(926m), 금수산 탐방코스에서 두 번째로 높은 봉우리입니다.

 

금수산에서 망덕봉까지 걸어오는 능선길에는 바람이 하도 심하여 윈드재킷을 걸쳐야만 했습니다.

 

망덕봉에서 하산길로 접어드는 좌측으로는 금수산 정상이 하산길 내내 한참을 같이하였습니다.

 

오르는 길이 험하였는데 내려가는 길이라 하여 쉬울 리가 없는 법,

 

하산길 곳곳에는 하얀 속살을 드러낸 바위 군락과 잘 나타나지 않는 산길이 힘들게 합니다.

 

나무 뿌리는 사람들의 발길에 반들반들하게 닳았고, 겹쳐 쌓인 낙엽들은 습기를 머금어 빙판처럼 미끄러웠습니다.

 

험한 내리꽂는 듯 가파른 길을 내려오니 친절한 이정표와 함께 청풍호가 보이는 이곳에서 잠시 쉬어갑니다.

 

서쪽으로는 내륙의 바다로 불리는 청풍호 너머로 보이는 멀리 월악산의 능선 모습이 아련하게 시야에 들어옵니다.

 

도락산과 황정산이 자리하고 있을 듯한 남쪽으로는 상천리 모습이 보입니다.

 

그리고 바로 코 앞에 나타나는 화려한 바위 군락으로 이루어진 능선을 만납니다.

 

암릉을 뚫고 솟은 노송들은 풍경의 덤. 능선의 정상 언저리엔 묘한 형상의 바위들이 솟아 있습니다.

이곳이 바로 금수산의 명물 족두리 바위와 독수리바위입니다.

 

족두리 바위와 독수리바위 능선 끝자락으로는 대청호가 무심한 듯 산과 계곡 사이에 스며들어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족두리바위와 독수리바위 능선으로 눈 호강을 하고 다시 내려가는 길은 역시 만만치가 않아 보입니다.

 

때론 미끄러운 바위를, 때론 어설프게 설치된 밧줄에 의지하기도 하며 하산길을 재촉해봅니다.

 

한참을 그렇게 내려오니 용담폭포와 그 주변에 속살을 드러낸 흰 살결의 암벽이 눈에 들어옵니다.

이쯤 되면 퇴계가 금수산이라고 개칭하기 전, 왜 백암산(白岩山)이라 불렸는지 절로 알 것도 같습니다.

 

남쪽 어댕이골과 정낭골이 만나는 이 계곡에는 금수산의 제1경 용담폭포와 선녀탕이 숨어있습니다.

 

용담폭포와 선녀탕은 '옛날 옛날 주나라 왕이 세수를 하다가 대야에 비친 폭포를 보았다고 합니다,

주왕은 신하들에게 동쪽으로 가서 이 폭포를 찾아오라 했는데 바로 그 폭포가 선녀탕과 용담폭포였다고 합니다.

 

3단으로 이루어진 용담폭포,

남쪽 어댕이골과 정낭골이 만나는 이 계곡에는 금수산의 제1경 용담폭포와 선녀탕이 숨어있습니다.

 

상탕, 중탕, 하탕으로 불리는 선녀탕에는 금수산을 지키는 청룡이 살았다고 하며 주나라 신하가 금수산이 명산임을 알고 산 꼭대기에 묘를 쓰자 청룡이 크게 노하여 바위를 박차고 하늘로 승천했다는 전설을 가지고 있습니다.

 

용담폭포를 뒤로하고 내려오며 만나는 계곡은 요즘 갈수기여서 그런지 수량은 별로입니다.

 

이제 하산길은 다 끝나가는 듯, 상천리 보문정사 (대한불교 조동종 보문정사절) 사찰을 만납니다.

 

상천리 마을에 들어서니 아직까지 매달려있는 산수유 사아로 산수유꽃이 이제 막 꽃을 피는 모습이 보입니다.

 

이제 피기 시작하는 산수유나무 군락들이 누르스름한 색을 띠며 봄을 준비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상천휴게소 근처에 조성된 작은 공원에는 멋들어진 소나무들이 각자의 모습을 뽐내고 있습니다.

 

상천리 마을 입구에 세워진 용담폭포와 금수산을 가리키는 이정표를 보며 오늘 금수산 산행을 마무리합니다.

요즘 고르지 못한 날씨로 때론 봄비도, 때늦은 눈도 내리며 왔다 갔다 하는 날씨가 조금은 아쉬웠습니다.

봄은 분명 오고 있었습니다. 이 봄이 천천히 왔다가 천천히 오래오래 머물러 주기를 바라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