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강원도

오봉산(五峰山, 779m) : 강원도 춘천시 북산면, 화천군 간동면.

728x90

오봉산(五峰山, 779m) :  강원도 춘천시 북산면과 화천군 간동면 경계에 있는 산.  도솔지맥 하단에 위치.

도솔지맥은 휴전선 이북 백두대간 매자봉에서 남서로 뻗어 도솔산(1148m)과 대암산(1309m)을 만들고 계속 뻗어 사명산(1198m)을 빚은  이곳 부용산(882m)과 오봉산(779m)을 만들고 춘천 우두산에서 끝을 맺습니다.

오봉산은 5개의 암봉이 줄지어 있어 오봉산이라 하며, 경운산이라고도 합니다.

백치고개를 사이에 두고 부용산(882m)과 마주 보고 있으며, 주위에 봉화산·수리봉 등이 있습니다.

산의 정상에서 산 중턱까지 급경사를 이루며,  남쪽 사면에서 발원한 계류는 청평사계곡을 이루며 소양호로 흘러듭니다.

오봉산 주변에는 청평사와 구성폭포, 공주탕, 공주굴 등이 있습니다. 

 

 

청평사(淸平寺) : 대한불교조계종 제3교구 본사인 신흥사(新興寺)의 말사. 명승 제70호.

973년(광종 24) 영현선사(永賢禪師)가 창건하여 백암선원(白岩禪院)이라 하였습니다.

그 뒤 폐사가 되었다가 1068년(문종 22) 이의(李顗)가 중건하고 보현원(普賢院)이라 하였으며, 1089년(선종 6) 이의의 아들인 이자현(李資玄)이 벼슬을 버리고 이곳에 은거하자 도적이 없어지고 호랑이와 이리가 자취를 감추었다고 합니다.

청평사에는 청평사회전문(보물 제164호)·3층석탑이 남아 있으며, 대웅전을 비롯한 부속 건물을 증축하고 있습니다.

 

 

 

 

          산행일 : 2023년 04월 15일 (토).                  날씨 :  비, (운무)

          산행길 : 들머리 - 배후령.                             날머리 - 청평사 버스주차장.

                     배후령 - 1봉 - 2봉 - 3봉 - 4봉 - 5봉(비로봉, 오봉산) - 홈통바위 - 청평사 - 청평사 버스주차장.

 

 

 

우리나라에는 같은 이름을 가진 오봉산이 전국에 10여 곳이 넘게 있습니다.

높게는 강원도 회양 군과 통천군에 걸쳐 있는 해발 1,264m의 오봉산, 낮게는 의왕시의 해발 205m 오봉산도 있습니다.

그중에  강원도 춘천시 북산면과 화천군 간동면 경계에 있는, 도솔지맥 하단에 위치한 오봉산(五峰山, 779m)을 4월 중순 비 오는 날, 속 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청승 떤다고 할지도 모를 우중산행을 다녀왔습니다.

 

 

남춘천 역.

상봉역에서 경춘선 열차를 타고 남춘천역에서 하차하여 버스를 이용하여 배후령에서 하차, 오봉산 산행을 시작합니다.

 

 

춘천 배후령.

예전에는 서울에서 오봉산을 오려면 기차 타고 춘천 와서, 버스 타고 소양호로 온 후, 배 타고 소양호를 가로질러 청평사 선착장에서 오봉산 등산을 시작했기에 하늘을 나는 비행기 빼고는 모든 교통수단을 이용하여야 갈 수 있는, 이야깃거리도 추억도 많은 오봉산 산행길이었습니다.

 

 

배후령 오봉산 들머리.

배후령 오봉산 들머리에서 우중산행에 대비하여 장비점검을 단단히 하고 오봉산 산행을 시작합니다.

이곳 배후령에서는 오봉산 들머리 반대편으로는 용화산의 들머리가 되기도 합니다.

 

 

초반부터 비 알진 잡석과 비에 젖은 진흙길을 오르며, 오늘 산행에서는 어떤 일이 펼쳐질지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오릅니다.

 

 

미끄러운 비알길을 한 구비 넘으니 경운산 갈림길 삼거리를 만납니다.

경운산은 오봉산줄기에 속해있지만 오봉산 779m보다 높은 794m이며 계속 경운산으로 진행하면 마적산을 거쳐 소양호 아래 천전리로 하산할 수 있는 코스가 있습니다.

 

 

오후에는 갠다는 일기예보가 있지만 비는 계속 내리고, 내린 비는 둔탁한 바위에 생기를 불어넣어 주고 있으며, 끝물의 진달래에게는 생명수 같은 역할을 하여 수목과 꽃들에게 영양분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오봉산 1봉 나한봉.

비에 젖고 운무에 가려 뿌연 산길을, 투덜거리며 오르다 보니 오봉산 1봉 나한봉을 만납니다.

예전에는 이곳 오봉산이 다섯 봉우리가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정작 어느 봉이 몇 번째 봉인지 몰랐었는데, 요즘은 각 봉우리마다 1, 2, 3, 4, 5봉 표시석을 만들고, 1봉부터 나한봉, 관음봉, 문수봉, 보현봉, 비로봉의 이름도 매겨놓았습니다.

 

 

진달래와 이제 막 새순을 내놓는 나뭇잎들이 반갑게 내리는 봄비를 맞으며 한결 곱고 싱그러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오봉산 2봉 관음봉.

1봉에서 약 10분 정도 오르니 오봉산 2봉 관음봉을 만납니다.

 

 

오봉산 2봉의 고목.

2봉 주변의 공터에 앙상한 밑동만을 남겨놓은 고목에서 예전에는 거대하고 우람하였을 모습을 상상해 봅니다.

 

 

오봉산 2봉 주위의 쉼터에서 추운 겨울에 유용하게 사용했던 포장비닐을 덮어쓰고 옹기종기 모여 점심을 해결합니다.

비닐 안은 습기 차고 답답하기도 하련만, 안에 모인 사람들은 그저 즐겁기만 하고 먹는 점심은 진수성찬에 꿀맛입니다.

 

 

2봉을 지나 3봉으로 향하는 등반로는 그 경사도가 조금씩 더 높아지며 좁은 능선길을 이루고 있습니다.

 

 

오봉산 3봉 문수봉.

오봉산 3봉 문수봉입니다. 각 봉우리마다 붙여놓은 이름은 닮지는 않았지만 북한산에서 자주 접해 본 이름들입니다.

 

 

오봉산의 이쯤 높이에서는 멀리 도솔지맥과 아래로는 간간이 소양호도 조망될 텐데 비좁은 능선길엔 소나무만 보입니다.

 

 

오히려 멀리 못 보기에 별생각 없이 지나쳤던 나무 한그루 한그루가 그 모습의 멋스러움과 진가를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운무에 가려진 외길 등반로를 걷고 있노라니 둘이만 있고 싶었던 옛사람이 문득 떠오릅니다.

 

 

지금 함께 걷고 있는 산악회 식구들과의 동행도 좋지만 옛사람이 갑자기 떠오르는 것은 아마도 비와 운무와 몽환적인 아름다운 풍경 때문일 것입니다.

 

 

예전에는 먼산의 풍경에 눈이 팔려 못 봤던 오봉산길이 이렇게 예뻤었나 하고 새삼 느끼며 감탄을 연발해 봅니다.

 

 

오봉산 4봉 보현봉.

오봉산 4봉 보현봉입니다. 북한산의 보현봉은 감히 오를 엄두를 못 내는데 이곳 보현봉은 쉽게 올랐습니다.

 

 

계속되는 좁은 능선길과 분홍색 예쁜 꽃을 보여주는 진달래, 그리고 주변의 몽한적인 운무의 풍경이 멋진 조화를 이룹니다.

 

 

짙은 운무사이로 보이는 전방의 모습은 미지의 세계를 탐방하는 듯 호기심을 자아내고,

 

 

다듬지 않은 바윗길 등반로는 힘들다는 생각보다는 오봉산의 순수한 모습을 보는 듯해서 사랑스럽고 친근한 느낌입니다.

 

 

청솔봉.

나름 높이 있는 바위틈에 뿌리내려 자라고 있는, 끈질긴 생명력을 보여주는 소나무 한그루가 자라는 청솔봉 만납니다.

아마도 바위 위에 소나무가 자라고 있어서 청솔봉이라는 이름을 얻은 것 같습니다,

 

 

청솔봉 주위에서 보는 운무에 쌓인 주변풍경은 가까이 있는 나무들과 어우러져 몽환적인 아름다움의 연속입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오봉으로 오르는 등반길은 갈등처럼 날카로운 모습으로 맨살을 드러낸 채 우리를 맞이합니다.

 

 

칼등 같은 좁고 날카로운 능선을 오르며, 멀리 운무에 싸여 내려다 보이는 간척리 방면을 조망해 봅니다.

 

 

그리고 계속되는 좁고 험하고 가파른 오름길을 난간의 줄에 무거운 몸을 의지하며 힘겹게 오릅니다.

 

 

오봉산 5봉 비로봉.

드디어 오봉산의 다섯 번째 봉우리 오봉산 정상에 다다릅니다.

날씨가 개었다면 우리에게 많은 것을 보여 줄 오봉산 정상이 운무에 가려 먼 곳을 볼 수는 없지만 주변의 고운 진달래가 짙은 운무와 함께 배경이 되어 오봉산 정상비를 바쳐주고 있습니다.

 

 

오봉산 정상석에서.

 

올라올 때는 잘 몰랐는데 정상에서 모였다가 다시 하산을 시작하는 산악회 식구들을 보니 그 수가 제법 있어 보입니다.

 

 

하산길에 부용산으로 갈 수도 있는 갈림길 이정표(부용산 2.1km)를 만납니다.

여기서는 청평사를 포기한다면 부용산을 거쳐 소양호 선착장으로 하산할 수 있고 아니면 여기서 부용산까지 왕복한 후에 청평사로 하산하기도 합니다.

오늘은 이도 저도 아니고 직진하여 청평사로 하산길을 잡습니다.

 

 

비는 조금씩 잦아드는 모습이지만 짙은 운무는 여전하고, 그 모습에 비춘 주변의 풍경이 여느 유명작가의 솜씨보다 더 뛰어난 수묵화 풍경화를 연출하고 있습니다.

 

 

어쩌다 만나는 마른 가지의 소나무 한 그루마저도 멋진 작품의 대상이 되어 가뜩이나 더딘 발걸음을 멈추게 합니다.

 

 

오봉 하산길의 구멍바위.

하산길 난코스 중의 하나인 구멍바위를 온몸을 작게 웅크려 힘겹게 빠져나갑니다.

이곳 바위는 큰 단애를 이루고 있어서 우회할 수도 없는, 하지만 힘겨운 만큼 재미도 곁들여지는 외길입니다.

 

 

오봉산에서 또 하나의 난코스 천단 경유 하산길과 급경사의 계단 하산길의 갈림길을 만납니다.

날씨가 좋고 바윗길에 자신이 있는 사람은 천단을 경유하여 소양호와 청평사를 내려다보며 하산할 수도 있지만 경사가 너무 심하여, 가뜩이나 오늘처럼 비가 오는 날에는 절대 삼가야 될 코스입니다.

 

 

오늘은 날씨등 여러 여건상 계단 하강길을 이용해 보지만 이길 역시 결코 만만한 하산길은 아니어서 주의가 필요합니다.

 

 

가파른 계단을 무사히 내려왔어도 외기둥 난간에 의지해야 되는 내리막길은 비로 인해 미끄럽고 힘들기가 그 두 배입니다.

 

 

한구비 한구비를 조심스럽게 발을 디뎌 내려오지만 험한 내리막길은 쉽사리 좋은 길을 내주지 않고 있습니다.

 

 

식암폭포.

험로를 조심히 내려오니 식암폭포를 만납니다. 하지만 이 정도 비에는 흐르는 물의 양이 적어 폭포라는 이름이 무색합니다.

 

 

척번대(滌煩臺).

식암폭포 바로 아래에서 편마암이 시루떡 모습으로 쌓여 단애를 이룬 척번대(滌煩臺)를 만납니다.

골짜기가 조용하고 전망이 좋아 수행자들이 이 바위에 앉아 참선수행하던 바위로 번뇌와 망상이 사라진다 하여 척번대(滌煩臺)라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계속되는 하산길에는 나름대로의 우람한 형상을 뽐내는 단애가 저마다의 모습으로 형성되어 있고,

 

 

그 단애 아래로 나있는 하산로는 철봉에 매달린 밧줄에 의지하여 미끄러운 빗길의 낙상에 주의하여야 했습니다.

 

 

빗길에 위험한 미끄러운 길은 다 지난 듯,

평지길을 만나며 마주하는 곧고 높게 자란 소나무숲길이 급경사의 하산길을 자나 온몸과 마음을 진정시켜 줍니다.

 

 

가끔 만나는 가로지르는 계곡에는 오늘 내린 비로 잔잔한 물길을 만들고 있습니다.

 

 

청평사.

작은 계곡을 몇 구비 넘어서 오봉산을 배경으로 자리 잡은 청평사를 만납니다.

청평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3교구 소속으로 본사인 신흥사(新興寺)의 말사입니다.

 

 

청평사와 오봉산.

청평사는 소양강댐에서 배를 타고 방문할 수 있어 일명 '섬 속의 절'이라고 불립니다.

지금은 지난 1월 말부터 운행하던 유람선의 노후로 새 배를 건조할 때까지 소양강 유람선 운행을 중단한다고 합니다.

 

 

은행나무 보호수.

국가 보호수로 보호받고 있는 청평사 은행나무는 아직 겨울잠에서 덜 깬 듯, 아직 새 잎을 틔울 생각이 없는 듯 보입니다.

 

 

청평사 감로수.

청평사 입구에는 감로수가 두 곳이 있는데 새로 돌을 깎아 만든 감로수보다는 이곳 옛 감로수가 더 운치 있어 보입니다.

 

 

청평사 회전문과 오봉산.

청평사 회전문(淸平寺 回轉門) : 조선 중기에 세워진 절의 문입니다.  

6·25 전쟁 때 소실된 극락전 앞에 세워진 중문으로 보물 제164호로 지정되었습니다.

큼직하고 반듯하게 다듬은 돌로 축대를 쌓고 그 위에 주춧돌을 놓아 문과 좌우 행각을 지었는데 현재는 행각의 주춧돌과 문만 남아 있습니다. 문의 평면구조는 앞면 3칸, 옆면 1칸이며 단층 맞배지붕 형식의 건물로서 처마는 홑처마이며, 현재 문짝도 없이 문만 남아 있습니다.

 

 

청평사 입구 부용교.

청평사를 나와 청평사 입구 계곡물을 가로지르는 부용교를 건너 오솔길을 따라 소양호로 향합니다.

 

 

영지(影池)

1981년 조사단의 지표발굴 및 측량조사에서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전형적인 고려시대의 연못인 영지(影池)입니다.

영지는 청평사 뒤의 오봉산이 비치도록 되어 있으며, 연못 가운데 세 개의 큰 돌이 있고, 그 사이에 갈대를 심어 단순하면서도 아름답게 꾸몄습니다.

 

 

 

망루.

관리가 잘 안 되어 칠도 벗겨지고 주위 모습도 어수선 하지만 '팔작지붕'모습만은 엤그대로 아름다운 선을 자랑합니다.

'팔작지붕'이란 용마루에서 추녀끝으로 흐르는 선이 다시 처마의 곡선과 처마안 허리선이 얽혀서 만드는 우리 고유 건축의 백미입니다.

 

 

구성폭포(구송폭포).

약 9m 높이의 폭포를 이루며 떨어지는 낙수의 소리가 아홉 가지의 청아한 소리를 내며 떨어진다 하여 구성폭포(九聲瀑布)라고 하고, 혹은 폭포 주변에 아홉 구루의 소나무가 있다 하여 구송폭포(九松瀑布)라고도 불립니다.

 

 

폭포 규모는 그리 크지 않지만 병풍처럼 펼쳐진 기암괴석과 울창한 나무, 맑은 물이 어우러져 수려한 풍광을 완성합니다. 짙은 녹음이 시원함을 더하는 여름, 화려한 단풍으로 물드는 가을날 경치가 특히 아름답습니다.

 

 

쌍폭.

구성폭포아래 두갈래 물줄기가 흐르는 쌍폭을 지납니다.

 

 

거북바위.

계곡물을 바라보고 잇는 거북모습의 바위는 청평사를 흥하게 하는 존재로 각인되었습니다.

 

 

평양공주와 상사뱀

공주를 사랑하던 한 청년이 죽어 상사뱀으로 환생해 공주 몸에 붙어 떨어지지 않았고, 고생하던 공주는 청평사를 찾아 계곡물에 몸을 씻으니 비로소 상사뱀으로부터 자유로워졌다고 전하는 전설의 주인공입니다.

 

 

그 전설이 전해지는 계곡에는 늦깎이 벚꽃이 수줍은 듯 고개 숙인 모습으로  피어있습니다.

 

 

청평사 계곡이 끝나는 지점에, 소양호에서 시작한다면 그 입구에 뱀과 공주의 사랑이야기가 적힌 공주굴 모형이 보입니다.

예전에는 이 일대가 잡다한 음식점으로 보기 흉했는데 이제는 전체적으로 깔끔하게 정리된 모습이 좋아 보입니다.

 

 

주차장으로 나가는 다리 옆에 새로 생긴 출렁다리를 보며 오늘 오봉산 산행을 마무리합니다.

오봉산 산행 시작부터 내리던 비는 약속이나 한 듯, 산행이 끝나는 시점에 내리던 비도 멈춥니다.

오래간만에 맞닥트린 우중산행에 오봉산의 바윗길이 조금 염려도 됐었지만

생각 외로  운무와 어우러지는 오봉산의 모습은 너무 좋았습니다.

오늘 궂은 날씨에도 안전하게 받아준 오봉산에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