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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국립공원

사패산에서 도봉을 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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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절기(節氣) 가운데 마지막 절후(節候)인 대한(大寒) 이건만 마치 봄이라도 온 듯 따뜻한 날씨다.

원래 겨울철 추위는 입동(立冬)에서 시작하여 소한(小寒)으로 갈수록

추워지며 대한(大寒)에 이르러서 최고에 이른다고 하지만

이번 겨울은 우리가 알고있는 통념을 깨고 있다.

 

 

언제 봐도 반가운 오랜 친구처럼, 가끔은 어머니의 푸근한 품처럼,

안 보면 금방 그리워지는 애인 같은 산,그래서 언제 찾아도 좋은 도봉산이다.

 

 

요사이 집안 일로 인해서 도통 못 움직이다가 일요일 한 낮이 되어서야 간단히 배낭을 꾸려 집을 나선다.

 

 

워낙 늦은 시간이어서 일까?

평소 주말이면 인파로 북적일 도봉산 입구가 생각 외로 한가한 모습이다.

 

 

 도봉탐방 지원센터를 지나 도봉산에 들어서면서 바로 만나는 광륜사(光輪寺) 일주문.

광륜사는 본래는 신라시대(서기 673년) 의상조사(義湘祖師)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는데

당시의 사찰 이름은 만장사(萬丈寺)였으며, 천축사, 영국사와 더불어 도봉산의 대표적인 가람으로 성장하였다.

 

 

광륜사 대웅전의 모습이다.

불전으로는 대웅전과 삼성각만 두고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묵으면서 수행할 수 있도록 금강선원을 중심으로 여러 채의 요사채 건물만을 두고 있다.

 

 

대웅전 우측에 자리하고 있는 관음보살 입상.

 

 

도봉산은 어느 산도 마찬가지지만 산의 정상은 한 곳이지만 오르는 길은 수십 갈래다.

오늘은 북한산 국립공원 도봉분소를 보며 우측의 다락능선길로 방향을 잡는다.

 

 

'다락능선'이라는 이름은 '다락원'으로 갈 수 있는 길이어서 붙여졌다 한다.

 

다락원은 서울에서 함경도와 경기 북부 지역으로 이어지는 주요 도로의 분기점에 위치하고 있어

 이 지역을 왕래하는 관원 및 상인 등에게 편의를 제공하려는 목적으로 설치된 숙박시설이었다.

 

 

다락능선길은 흙길보다는 힘든 암릉길로 되어있다.

하지만 능선을 타고 오르기 때문에 주위의 경관을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능선길을 오르며 보이는 너른 바위.

바위로 이어지는 오름길은 날씨가 포근한 탓인지 겉옷을 한 거풀씩 벗게 만든다.

 

 

바윗길을 오르며 보이는 수락산과 멀리 우측의 불암산.

 

 

이번 겨울은 중부 이남 지방에는 가끔 눈 소식이 있었지만

경기 수도권에는 정말이지 인색할 정도로 눈 구경하기가 힘든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은석암은 다락능선의 5부쯤 오르면 자리하고 있는 작은 암자이다.

이곳은 등반로와 연결되어 있지 않아 다시 나와 우측능선으로 길을 잡는다.

 

 

다락능선길은 8할이 바윗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암릉으로 이어진다.

 

 

힘든 암릉길을 한참을 오르니 도봉의 명물 선인봉, 만장대, 자운봉이 고개를 내민다.

 

 

그리고 그 우측으로는 포대능선 위에 자리하고 있는 봉우리들과 그 아래 망월사가 눈에 들어오고.

 

 

그리고 올라온 뒤로는 도봉지역과 멀리 쫑긋 솟은 불암산이 눈에 들어온다.

 

 

능선을 오르다 보니 배낭을 벗고 고개 숙여 기어 나와야만 통과할 수 있는 바윗길.

마치 자연에 거만하지 말고 고개 숙일 줄 알아야 된다고 일러주는 것 같다.

 

 

8부 능선을 넘으니 여기서부터는 그야말로 겨울산이다.

오르는 길이 경사도가 더 심한 곳이기에 여기서부터 아이젠을 착용하고 길을 오른다.

 

 

더 가까이 보이는 도봉의 위용.

선인봉, 만장대. 자운봉이 손에 닿을 듯 가깝게 보인다.

 

 

그리고 연습 바위 위로 포대 정상의 전망대가 눈에 들어온다.

 

 

포대능선으로 올라서기 위한 마지막 관문이 버티고 있다.

 

 

급 피치를 오르기 위해 젖 먹던 힘까지 쏟으며 오르는 산우님들.

 

 

힘든 핏치를 오르고 나니 또 한 번의 시원한 조망을 선사한다.

 

 

산은 참 공평한 것 같다.

산은 언제나 힘들게 오르면 오른 만큼 우리에게 볼거리를 선사한다.

 

 

포대능선의 조망대가 바로 코앞이다.

 

 

조망대로 오르는 막바지 길은 다행히 데크 계단을 설치해서 아등바등 바위에 매달리는 고생은 면할 수 있었다.

 

 

조망데크에 오르니 온 세상이 내 발아래에 머물러있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힘들게 올라온 다락능선과 도봉 일대가 내려다 보이고,

 

 

좌측으로는 내가 가야 할 포대능선과 암릉들 그리고 좌측으로 하얀 속살을 들어내 놓고 있는 사패산이 조망된다.

 

 

우측으로는 역광을 받아서 어둡지만 선인봉, 만장대, 도봉의 상징 자운봉, 그리고 신선대가 위용을 자랑한다.

 

 

전망대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며 꿀 같은 휴식을 취하고 사패산 이정표를 보며 길을 다시 잡는다.

 

 

사패산을 향해 내닫는 길에서는 갈야 할 포대능선과 사패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포대능선을 걸으며 만나는 이정표들.

포대능선에서만도 하산할 수 있는 길이 대 여섯 군대는 된다.

 

 

657봉에 위치한 눈썹바위?

사실 바위 이름은 잘 모른다. 하지만 포대능선에서는 길잡이의 이정표가 되는 바위다.

 

 

포대능선의 응달은 경사도도 심하고 그간 쌓인 눈이 얼어있어 조심을 요한다.

 

 

포대능선에서 뒤의 도봉 정상을 뒤돌아본다.

 

 

포대능선의 655봉.

 

 

포대능선의 645봉 오름길의 철책 보조물.

 

645봉에서 가쁜 숨을 잠시 진정시키며 지나온 657봉과 그 뒤의 도봉 정상부를 바라본다.

 

 

그리고 진행방향에는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649봉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좌측으로 사패산이 수줍은 듯 하얀 속살을 살짝 비치고 있다.

 

 

649봉으로 가기 위해 645봉을 내려서면 만나는 망월사 삼거리 이정표.

도봉산 정상에서 여기까지가 포대능선이고

여기서부터 사패산 까지가 사패능선이다.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649봉에서 포대능선을 뒤돌아본다.

결코 평탄치 않고 순탄치 않은 힘든 길 이것만 어찌 사람들은 구태여 사서 고생하며 이 길을 가는지...

그건 아마도 자기 능력 한계에 대한 도전이며 완주 후에 맛볼 수 있는 성취감 때문이리라.

 

 

사패능선에서 만나는 암릉.

 

 

그 암릉을 굽어 돌아서니 사패산은 도봉산과 붙어있는 산 이라기보다는 완전체로 하나의 독립된 산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사패능선에서 만나는 멋스러운 분재 같은 소나무를 담아봤다.

 

 

사패산 오름길에서 올려다본 사패산의 모습.

 

 

산의 전체적인 모양, 혹은 큰 봉우리의 바위 모양이 삿갓처럼 생겨서 갓바위산 또는 삿갓산이라고 불렀다.

그러다가 조개껍질처럼 생겼다 해서 일부에서 사패산이라 부르기 시작하였고

대부분의 지도가 이것을 따라 쓰는 바람에 사패산이 되었다고 한다

 

사패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도봉의 모습.

아마도 도봉산을 가장 넓게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곳은 아마도 사패산뿐일 것이다.

전면에 가로로 길게 늘어선 능선이 양주군 송추방향으로 이어지는 사패서능선이고

우측 멀리로는 북한산의 세 봉우리(삼각산)가 보이며 왼편으로는 도봉산의 오봉, 자운봉은 물론이고

도봉 주능선, 자운봉, 포대 정상, 포대능선이 고스란히 한눈에 들어온다.

아마도 이런 모습을 볼 수 있는 산이 흔치 않기에 사패산이 사랑받는 이유 일 것이다.

 

 

사패산에서 날머리로 잡은 안골로 내려가는 곳에 자리한 암릉,

요즘은 이 바위를 갓바위라고 부르기도 한다.

 

 

사패산에서 도봉의 기를 온몸으로 흠뻑 받고 하산하기 위해 안골로 길을 잡는다.

 

 

안골 날머리 역시 음지가 많아 녹지 않은 눈이 얼어붙어 하산길을 더디게 만든다.

 

 

산길은 여기까지다.

여기서부터 안골 마을까지는 포장된 임도를 따라 내려가야 한다.

임도를 따라가다 보면 북한산 둘레길의 산너미길과 안골길도 만난다.

 

오늘 걸은 산행길은 대충 어림잡아 11Km 정도이고

시간은 쉬는 시간 포함하여 약 5시간 정도 소요된 것 같다.

어제까지 뿌옇던 하늘이 오늘 은 그래도 가시거리도 좋고 기온도 푸근하여

더없이 기분 좋은 산행이 된 것 같아 하늘과 산과 날씨 모든 것에 감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