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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북도

덕룡산 (德龍山 433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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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룡산(德龍山 432.9m)은 산이 반드시 높이에 따라 산세가 좌우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는 산이다.

해남 두륜산과 이어져 있는 덕룡산은 높이래야 고작 400m를 가까스로 넘지만 산세만큼은 해발 1,000m 높이의 산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정상인 동봉과 서봉, 쌍봉으로 이루어진 이 산은 웅장하면서도 창끝처럼 날카롭게 솟구친 암릉, 암릉과 암릉사이의 초원능선 등 능선이 표현할 수 있는 아름다움과 힘의 진수를 보여준다.

 

 

 



덕룡산의 산행은 강진의 소금강이라고 불리는 소석문 협곡에서 시작하여 능선을 타고 동봉과 서봉을 지나 동쪽사면의 이정표를 따라 수양리로 내려가는 코스가 있고, 장거리 산행에 자신 있는 사람은 암릉산행을 마친 다음 동사면을 따라 수양저수지가 있는 쪽으로 하산하거나 초원능선 - 작천소령 - 수양관광농원 코스로 하산할 수 있다.



 산행코스 : 소석문 - 318봉 - 동봉395m - 서봉 432m - 이정표 - 수양마을노인회관.
                ( 약 6km / 약 4시간30분 )

 

 

 

 

7월의 첫 주말, 아직도 다리가 완전치 못한 것은 알고 있지만 그래도 내가 어느 정도까지 버틸 수 있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아직도 불편한 다리가 미웁기도 하여 고생좀 시켜보자는 심술 섞인 마음으로 전라남도 강진의 덕룡산을 찾았다.

 

 

 

덕룡산은 봄의 진달래가 아름답기로 소문 나 있고, 해발 고도가 낮으면서도 설악의 공룡에 버금가는 험한 암릉코스로

악명 나 있는 산 이기도하다.

서울에서 약 5시간 여동안 을 달려 두륜산 입구 오소재를 지나 소석문 협곡이 시작되는 소석문에서 등반을 시작한다.

 

 

봄 진달래가 워낙 아름답기로 소문난 산이어서 봄에 와보고 싶었으나

그때는 몸을 가눌 수 없어 그림의 떡처럼 바라만 보다 미련스럽게 이 더운 때 왔다.

 

 

 

산 들머리를 들어서자마자 시작되는 된비알 바위 오름길은 초반부터 나를 질리게 만들고 있다.

 

 

 

반시간도 못 올라 헉헉거리며 잠시몸을 쉬어보니 뒤로 아까 출발한 소석문 협곡과 석문산이 그리고 멀리 만덕산이 조망된다.

 

 

 

그리고 보이는 산세는 날카롭게 뻗은 바위와 소나무마저도 그 끝이 날카롭게 뻗어있다.

 

 

 

제법 규모 있는 암장을 맞나 정신없이 올라 아래를 내려다보니 그 경사도가 어지러울 정도이다.

 

 

 

좀 올라 주위경관이 뚫리는 곳에서는 도암면의 평온해 보이는 들녘과 함께 강진만 바닷가도 눈에 들어온다.

 

 

 

계속 이어지는 산길은 나지막한 나무사이로 바윗길이 계속 이어지고,

 

 

 

굽이굽이 넘어 지나온 돌산을 바라보는 곳에서는 다행히 시원한 바람이 뜨거운 머리를 식혀준다.

 

 

 

얼마를 올랐을까, 높게만 보이던 석문산이 레벨을 같이하고 좌측으로는 석문저수지가 보인다.

 

 

 

좌측으로는 넓은 들녘 너머로 강진만 건너 아마도 천관산 일성 싶은 산세가 눈에 들어온다.

 

 

 

뾰족 뾰족 솟아있는 바위는 한여름의 태양볕에 달구어져 자체 발열이 작난이 아니고 아픈 발바닥은 욱신거리기 시작한다.

 

 

 

도대체 몇 봉우리를 넘었는지 가도 가도 첫 번째 목적지 동봉은 보일 기미조차 없어 보인다.

 

 

 

봉우리를 넘고 넘어도 내려다 보이는 풍광은 모두 같은 모습만 보이고 있다.

 

 

 

간간이 보이는 원추리도 화려함을 뒤로하고 열매 맺기에 바쁜 모습이다.

노랗게 활짝 핀 원추리꽃이 하루밖에 가지 않는다는 걸 최근에야 알았다. 

 

 

 

아직도 갈길은 먼데 뒤돌아 보는 풍경에는 석문저수지와 석문산이 변함없는 모습으로 보이고,

 

 

 

진행하는 앞면에는 아마도 동봉일듯한 높은 봉우리가 눈에 들어온다.

 

 

 

진행하는 등반길은 험한 바윗길의 연속으로 너무 힘들어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

 

 

 

그래도 또 다른 봉우리를 오를 때마다 간간이 보이는 풍경에 위로를 받고 힘을 내본다.

 

 

 

여기가 동봉이겠지 하며 오른 봉우리를 지나니 동봉까지 860m 남았다는 이정표를 만난다.

남은 거리를 알려주는 이정표가 반갑기보다는 아직도 1Km 가까이 남았다는 데에 실망스러워진다.

 

 

 

이정표를 지나 만나는 암반은 완전히 칼바위모양을 하고 있고,

 

 

 

그 칼바위 암반길을 넘으니 역시 만만치 않은 되알진 바위가 가로막는다.

 

 

 

그렇게 오르니 동봉아래 이정표가 보이고 쉽게 오름을 허락하지 않는 동봉길 아래에는 나무에 묶인 로프가 눈에 들어온다.

 

 

 

외줄 로프에 의지해 올라와 아래를 내려다보니 완전 수직개념의 길이다.

 

 

 

그리고 더없이 반갑게 보이는 동봉 정상석,

보통 여기까지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고 이야기 들었는데 시간을 보니 2시간을 훌쩍 넘게 걸렸다.

 

 

 

동봉에서 다음 목적지 서봉을 바라본다.

동봉과 서봉은 거의 같은 높이여서 두 봉우리가 덕룡산의 정상 노릇을 하고 있다.

 

 

 

 

동봉의 이정표가 동봉과 서봉의 거리가 280m임을 알려주고 있다.

잠시 주린 배와 갈증 나는 목을 간식과 뜨뜻해진 물로 달래주고 다시 길을 나선다.

 

 

 

곧게 이어진 서봉을 향한 산길은 손을 뻗으면 닿을 것 같은 그런 느낌이다.

 

 

 

동봉에서 서봉으로 가는 길을 찾으니 사람 하나 겨우 통과할 수 있는 바위틈새로 빠져나와야 했다.

 

 

 

동봉에서 서봉이 약 300m 거리 라지만 육안으로 확인되는 바윗길은 만만치가 않음을 보여준다.

서봉 뒤로 보이는 주작산과 그 뒤로 두륜산 능선이 아련하게 눈에 들어온다.

 

 

 

동봉을 힘겹게 내려와 뒤돌아보니 그 험준함과 경사도가 만만치 않음을 보여준다.

 

 

 

진행하는 방향의 날카로운 바위길 위로는 한여름 태양이 눈부시게 이글거리고 있다.

 

 

 

동봉과 함께 내려다 보이는 석문리 들판은 한없이 평화로워 보이고,

 

 

 

서봉으로 가는 길은 암반의 연속이다.

 

 

 

바위를 넘으니 또 바윗길이고,

 

 

 

그 바위를 넘으니 역시나 또 바윗길이다.

이런 바윗길에서는 지친 몸을 의지 하기 위해 가져온 스틱이 오히려 애물단지가 되어 배낭에 꽂아 놓은지가 한참이다.

 

 

 

 

아마도 설악 공룡보다도 더 험할 것 같은 서봉 가는 길의 바윗길을 지나며 동봉을 바라본다.

 

 

 

바윗틈새에 뿌리를 내리고 사는 원추리와 풀, 그리고 나무가 끈질긴 생명력을 보여준다.

 

 

 

서봉이다, 정상석에는 "덕룡산 해발 432.9m 서봉"이라 적혀있다.

서봉은 동봉과 함께 덕룡산의 주봉 역할을 하고 있다.

 

 

 

옆의 산우님에게 부탁하여 양팔 벌려 환호하며 인증사진을 담아봤다.

비록 몸은 천근만근이고 완전치 못한 왼발은 이미 감각을 잃은 지 오래된 듯 하지만

그래서 집에 가면 며칠 끙끙 알아야 될지도 모르지만 이 순간만은 한없이 기쁘고 상쾌한 마음이다.

 

 

 

서봉 정상석을 동봉을 배경으로 담으며 지나온 길을 되짚어 본다.

 

 

 

작천소령 방향 이정표를 보며 서봉에서의 기쁨을 뒤로하고 나머지 길을 재촉한다.

 

 

 

종착지인 수양마을로 가기 위해서는 하산길이라고 해도 만만찮은 바윗길의 연속이다.

 

 

 

'피할 수 없으면 맞닥트려서 즐기라'는 말처럼 어차피 가야 할 길이기에 즐기는 마음으로 걸어본다.

 

 

 

서봉에서 하산하여 한참을 내려와도 수양마을 하산길은 보일 기미가 없다.

 

 

 

혹시 하산길을 지나친 건 아닐까 하며 진행하다 보니 저만치 수양마을 갈림길 이정표를 만난다.

 

 

 

하산길은 올라온 만큼 내려가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그래도 너덜길의 하산길이 길게만 느껴진다.

 

 

 

조그만 계곡을 몇 번 건너고 너덜바윗길을 한참을 내려오니 걷기 좋은 조릿대나무 군락을 만난다.

 

 

 

그리고 산길이 끝나는 지점에는 햇살에 눈이 부셔 사진마저도 흔들리게 찍혀버렸다.

 

 

 

산길을 벗어나 수양마을회관 주차장으로 걸으며 오늘 걸어본 덕룡산과 아직 못 가본 주작산 능선을 담아본다.

 

 

 

수양마을회관 앞을 지나며 오늘 덕룡산 산행을 마무리한다.

힘들게 후미로 하산했지만 다행히 예정시간 안에 도착하여 딴사람들에게 민폐가 안 된 게 다행이었다. 

내 몸상태가 아직은 갈길이 멀다는 걸 새삼 느끼며 중도에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살짝 있었지만 피할 수 없다면 즐기라는

말처럼 내가 꼭 격고 넘어가야 할 일이기에 그리고 내가 앞으로 계속해야 할 일이기에 기쁜 마음으로 덕룡산 산행을 마무리한다.

^^**^^

 

 

 

 

The last of the Mohica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