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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북도

주작산(朱雀山,428m), 덕룡산(德龍山, 432m), 종주 : 전남, 강진 [남도의 공룡능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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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룡산(德龍山, 432.9m) : 전라남도 강진군 도암면 봉황리, 신전면 수양리.

덕룡산(해발 432.9m)은 산이 반드시 높이에 따라 산세가 좌우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는 산입니다.

해남 두륜산과 이어져 있는 덕룡산은 높이래야 고작 400m를 가까스로 넘지만 산세만큼은 해발 1,000m 높이의 산에 결코 뒤지지 않습니다.

정상인 동봉과 서봉, 쌍봉으로 이루어진 이 산은 웅장하면서도 창끝처럼 날카롭게 솟구친 암릉, 암릉과 암릉사이의 초원능선 등 능선이 표현할 수 있는 아름다움과 힘의 진수를 보여줍니다. 

 

 

주작산(朱雀山,428m) : 전라남도 강진군 신전면 수양리 (신전면)

주작산(해발 428m)은 이름에서도 풍기듯이 봉황이 날개를 활짝 펴고 나는 듯한 형상을 지닌 산입니다.

봉황의 머리 부분에 해당하는 지점이 최고봉으로 우측날개 부분은 해남 오소재로 이어지는 암릉이며 좌측날개는 작천소령 북쪽에서 덕룡산 쪽으로 이어지는 능선입니다.

강진 만덕산에서 시작해 석문산-덕룡산-주작산에 이르는 암릉은 북동에서 남서방향으로 해안선과 나란히 이어져 확 트인 바다내음을 마음껏 느낄 수 있습니다.

 

 

 

산행일 : 2023년 04월 01일 (금요 무박).                                         날씨 :  맑음.
산행길 : 들머리 - 소석문.                                                               날머리 - 오소재.
         소석문 -  동봉 - 서봉 - 수양마을 삼거리 - 주작산 서봉 - 덕룡봉 - 작천소령 - 동봉 갈림길 - 주작 능선 - 오소재
         ( 약 18Km / 약 10시간. )

 

 

진달래 : 두견화, 참꽃, 이라고도 합니다. 함경도에서는 천지꽃이라고 합니다. 꽃말은 사랑의 기쁨입니다.

춘 4월이 되면 남도 섬 자락부터 진달래 향연이 펼쳐집니다. 양지 음지를 가리지 않고 척박한 땅이나 어디든지 피어나기에 진달래는 우리 민족의 끈질긴 근성을 닮은, 그래서 누구나 좋아하는 꽃이며 또한 봄을 알리는 봄의 전령입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수많은 지맥(산줄기)중에서 가장 남쪽에 자리 잡고 있는 땅끝기맥에 위치한 덕룡산과 주작산의 진달래는 짙은 자주색을 띠며 꽃의 크기도 탐스러워 우리나라 제1의 진달래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2023년 3월의 마지막밤,  밤사이 차를 달려 새벽 4시가 조금 넘은 시간,

도착한 곳에는, 주위는 캄캄하고 머리 위의 밤하늘에는 도심에서는 볼 수 없는 무수한 별들이 반짝입니다.

 

 

봉황저수지(석문저수지)에서 도암천으로 흐르는 작은 내가 지나는 석문산과 덕룡산 사이의 소석문 입구에,  오늘 덕룡산 산행을 위한 등산객을 태우고 온 버스가 대충 10여 대 이상인 것 같고, 그 차량에서 내린 등산객들이 각자 머리에 렌턴 하나씩 착용하고 좁디좁은 덕룡산 소석문을 향해 오름을 시작합니다.

 

 

등산로가 협소하여 오로지 한 줄로만 이어지는 등반길은 바위 하나를 넘을 때마다 정체되기가 일쑤고, 등산객들이 밟고 오르는 길에는 흙먼지가 렌턴 불빛에 둥둥 떠다니고 코끝은 매콤하기 끼지 합니다.

 

 

우여곡절 끝에 덕룡산 동봉에 도착합니다.

아직 동트게에는 조금 이른 시간이지만 헤드렌턴 불빛을 통해서 보는 주변 경치와 진달래는 낯익은 모습이 반갑습니다.

 

 

내려다 보이는 강진만 바다 너머로 여명이 밝아오기 시작하고,

 

 

아직은 어두운 바위 사이의 험로를 헤치며 서봉으로 향합니다.

 

 

 

 

 

 

지나온 동봉 뒤편으로 하늘이 붉어지며, 뿌연 연무를 헤치고 여명이 밝아옵니다.

 

 

서봉으로 향하며 동봉을 배경으로,

 

올봄의 이곳 진달래는 이상기온으로 약 1주일 정도 빠를 것으로 예상해서 작년 이맘때 보다 1주일 앞당겨 찾아왔건만 다행히 만개한 진달래를 볼 수는 있지만 진달래꽃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만개의 시점을 넘어 시들기 시작하는 모습입니다.

 

 

기상청의 말로는 올봄의 벚꽃, 개나리, 진달래의 개화 시기가 지역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대충 10일 에서 15일 정도 빨리 개화하고 시드는 시간도 이상고온으로 빨라져 꽃이 피어있는 시간도 짧다고 합니다.

 

 

 

 

서봉 근처에 다다를 무렵 강진만 바다 너머에서 솟아오르는 2023년 4월 첫날의 아침 해를 맞이합니다.

 

 

메일 뜨고, 지는 해이지만 집 떠나와 타지에서 맞이하는 해라서 그럴까요? 새롭고 신비롭습니다.

아침해가 떠오르는 저곳, 강진만 너머에 자리한  천관산(724.3M) 일 것입니다.

 

 

떠오르는 아침 해를 아까 지나온 동봉과 강진만을 대비시켜 담아봅니다.

 

 

소석문 입구룰 출발하여 2시간 20분 만에 서봉에 도착합니다. 서봉은 덕룡산에서 실질적인 정상역할을 하는 주봉입니다.

 

 

서봉 정상석과 함께.

 

밝은 빛에서 보는 덕룡의 진달래는 터질 듯이 꽃잎을 한 것 벌려 피어있고, 그 색감도 예쁜 진분홍 색을 띠고 있습니다.

 

 

서봉을 넘어 덕룡산의 끝지점 덕룡봉으로 계속 진행합니다.

 

 

 

 

 

 

등반 도중 주변의 모습을 짧게나마 동영상으로 담아봅니다.

 

 

 

 

덕룡산만을 등반할 경우에는 수양마을로 하산하는데, 두 개의 하산길 중에 첫 번째 수양마을 하산길을 만납니다.

보통 당일로 덕룡산만을 올 경우에는 소석문에서 출발하여 서봉을 넘은 후 이곳이나 혹은 산봉우리를 하나 더 넘은 후에 수양마을로 하산합니다.

 

 

 

 

 

 

 

 

 

 

 

 

 

한 것 멋스러운 진달래와 덕룡산 능선에서 유일한 조릿대숲을 지나며 두 번째 수양마을 하산로 삼거리를 지납니다.

여기서 수양마을까지는 1.4km 정도지만 등산로가 하도 험하고 가팔라서 약 1시간 30분 이상 시간이 소요됩니다.

 

 

 

진달래와 조릿대가 우거진 쉼터에서 지나온 서봉을 담아본 후 작천소령으로 계속 진행합니다.

 

 

작천소령으로 진행하는 길에는 진달래와 강진만의 어우러짐이 계속 이어지고,

 

 

아직 다 지지 않은 동백꽃이 수줍은 듯 매달려있는 동백나무 숲도 지납니다.

 

 

작천소령으로 넘어가기 직전의 덕룡봉 정상이 보입니다.

 

 

보통 덕룡산의 끝자락에 자리 잡은 이 봉우리를 덕룡봉이라고 부르는데, 정상석에는 '주작산 475m'라고 새겨져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쉽게 '475봉'이라고도 불립니다.

 

 

주작산 475봉에서.

시간은 아침 8시 30분 이것만 밝게 비춰주는 햇빛은 따갑고 기온마저 높아 반팔티 차림으로 산행을 계속합니다.

 

 

 

덕룡봉에서 작천소령 건너에 마치 용의 굽은 등처럼 늘어져있는 주작산과 그 뒤로 두륜산을 조망해 봅니다.

 

 

 

벚꽃과 어우러지는 주작능선.

 

작천소령의 이정표.

 

작천소령의 주작산 들머리 .

 

작천소령의 주작산 들머리에서 능선을 올라 조그만 정자를 만나며,

여기서 잠깐의 휴식과 짐을 재정비하며 본격적인 주작능선 산행을 준비합니다.

 

 

여기서 주작능선의 끝 오소재까지는 4.5km, 

일반 산행길에서는 별 것 아닌 거리이지만 주작산의 4.5km는 설악 공룡능선의 4.9km에 결코 뒤지지 않는 험한 코스입니다.

 

 

주작능선길은 덕룡산 험로에서 힘을 다 쏟은 상태에서 맞이하는 바윗길이기에 더 힘들기도 합니다.

 

 

주작 첫 번째 맞는 봉을 오르며 뒤로 아까 넘어온 덕룡봉(475봉)을 조망해 봅니다.

 

 

덕룡산이 주작산보더 더 높기에, 진행하며 뒤돌아보면 멋진 진달래 풍경과 함께 덕룡봉이 자주 시야에 들어옵니다.

 

 

그리고 앞에 나타나는 암봉의 바윗길은 많은 끈기와 체력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비상 탈출로 안내 이정표.

작천소령(수양리재)에서 오소재까지 4.5km 구간에는 3곳의 비상 탈출로가 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산행 시 힘들면 비상탈출로를 이용하는 게 좋을지 모르겠지만 단체산행에서 기다리는 일행이 오소재에 있다면 조금 힘들어도 그대로 산행을 진행하는 게 더 낫다고 생각됩니다.

 

 

이유는 비상탈출로 역시 험해서 내려가는 것도 힘들고 막상 다 내려가도 마을까지 거리도 멀고 택시 콜 하기도 힘들어서 (요즘 같은 등산객이 몰릴 때)  그 고생과 힘듦을 따지면 계속 천천히 산행을 진행하는 게 더 나은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험한 바위산 하나하나를 넘을 때마다 주저앉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고 햇살은 4월 초하루의 날씨 답지 않게 뜨겁습니다.

가끔 불어주는 바람이 고맙기도 하지만 벌써부터 올라오는 지열과 함께 부는 바람은 특유의 흙냄새를 풍기고 있습니다.

 

 

그래도 험한 암봉을 한 구비 한 구비 넘을 때마다 조금씩 가깝게 다가오는 두륜산 모습이 반갑기도 합니다.

 

 

주작산 중간거리의 이정표.

작천소령을 넘어와 주작능선에 접어들며 10여 개의 암봉을 넘은 것 같은데 이제야 주작능선의 딱 절반 위치를 지납니다.

 

 

그리고 만나는 오소재 2km 못 미쳐 지점의 3번째 비상탈출로 삼거리를 지납니다.

 

 

비상탈출로를 지나서부터는 진달래와 함께 잡목도 같이 어우러져있고

넘나드는 경사길도 한결 완만해젓슴을 느낍니다.

 

 

주작의 끝에 온 듯, 멀리 보이던 두륜산이 코앞에 보이고 주작능선에서 한 번도 못 보던 데크 계단길도 만납니다.

 

 

그리고 만나는 주작능선의 날머리, 아래 포장도로가 나타나며 주작능선 날머리를 만납니다.

 

 

주작능선 날머리의 안내판.

 

덕룡산 ~ 주작산 종주산행은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첫 번째 종주 때는 12시간이 걸렸었는데 이번에는 10시간 안에 완주했습니다.

힘차게 달리는 젊은이들이 '젊음의 패기'로 달렸다면 본인은 '노년의 노기'로 달렸나 봅니다.

더디지만 조금씩 원상 복귀되는 본인 다리에 스스로 감사하게 생각해 봅니다.

 

이곳을 올 때마다 쉽게 지나온 적은 없지만 그래도 또다시 찾은 이유는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 때문입니다.

덕룡산과 주작산 자체의 우람하고 아기자기하며 결코 만만치 않은 산행길에서 본인의 인내력을 시험해 볼 수 있고

또한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하고 아름다운 모습이 본인을 이곳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시기에 만나는 한없이 예쁘고 멋진 진달래의 향연은 최고의 선물입니다. 

오늘도 무탈하게 본인을 맞아준 덕룡산과 주작산에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