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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근교산

관악산 6봉~8봉능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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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엔 당연하게 즐기던 일들이 언제부터인가 염려가되고 걱정으로 뒤바뀌어 마음을 불안하게한다.

아니, 이제는 염려와 걱정을 넘어 새내기가 모험과 도전하는기분으로 대해야 하는것이 불만스럽다.

연습삼아 광명알프스를 다녀온지 20여 일만에 큰 모험을 하는 기분으로 주섬주섬 배낭을 꾸려봤다.



온 세상이 싱그런 초록 물감으로 물든, '계절의 여왕'이라 불리우는 5월의 첫 날에 홀로 관악산을 찾았다.

산악회나 구룹산행을 가면 좋으련만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다보니 오히려 타인에게 민폐가 될까 걱정 되어서다.



산행코스 : 과천정부종합청사역(4호선) - 문원폭포 - 육봉능선 - 6봉제1국기봉-

제2국기봉 - 팔봉능선 - 왕관바위 - 개구멍바위 - 무너미고개 - 서울대 호수공원.



 

서울근교에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단독산행 하기 좋은 산행길을 찾다보니 손에 꼽을 수 있는 몇 안되는 산중에서

관악산이 당첨됐고, 관악산 산행코스를 생각하니 머리에 쥐가 날 정도로 길이 많아  다시한번 고민에 빠져본다.



갑자기 무모한 생각이 떠올라 까무라치던 죽던 해보자는 똥배짱으로 육봉능선과 팔봉능선을 타기로 맘먹고 덤벼본다.



평상시 같으면 웃으며 즐기는 가벼운 마음으로 다니던 산행길이

이제는 모험이나 도전하는 기분으로 올라야 한다는게 조금은 슬프게 느껴진다.


 

과천 종합청사옆 공업진흥청 샛길을 빠져나와 산길로 접어드니 매마른 가지에 나뭇잎들이 어느새 저렇게 자랐는지

연한 연록색으로 숲을 이룬 나무들이 맑은 공기와 어우러져 보는 이의 눈과 마음까지 시원하게 만들어준다.



산길을 접어들며 처음 만나는 선심교 아래에는 요사이 내린 비로 물도 적당히 흐르고

투박하게 만들어 놓은 돌다리가 예뻐서 선심교를 버리고 돌다리를 건너본다.



그리고 나타나는 관악산 산길과 둘레길이 만나는 곳에는 이정표가 바쁜 모습으로 교통정리를 하고있다.



오르는 산길에는 봄을 알리는 산철쭉이 소박한 모습으로 산꾼을 맞이 하고있다.



그리고 나타나는 보조 시설들이 산길을 편안하게 해주고있다.



육봉능선 입구로 가는 산길에는 푸르름과 함께 맑은 공기와

짝짓기 계절을 맞아 지저귀는 새소리가 산꾼의 발을 가볍게 해준다.



그렇게 봄을 느끼며 오르니 문원하(下)폭포가 빈약한 모습으로 물을 흘러내리고있다.



문원하(下)폭포위 쉼터에서 만난 복사꽃을 하늘을 배경으로 담아봤다.



그리고 만나는 이정표와 누군가가 영양가 없이 새겨놓은 음각된 큰바위가 뒤로 보인다.



여기서 육봉능선을 타기전 문원폭포를 둘러본다.

그 높이나 규모는 나름 상당한데 흘러내리는 물이 없다보니 빈약해보인다.



일반인 눈에는 잘 띄지않는 길을 찾아 육봉능선으로 향하며 마음을 다시한번 다잡아본다.



아직은 왼쪽 다리가 근육이 완전치 못하고 가장 걱정스러운건 왼쪽 발목아래 일부가 신경이 죽어있는 상태다.

그래서 장시간 걷지는 못하지만 팔을 같이 쓰는 릿지는 어떨까 싶어 무모한 도전 아닌 모험을 해보려는것이다.



육봉능선의 첫 암봉이 시작되는 곳 에서는 멀리 정상에서 과천향교로 이어지는 능선이 조망된다.



주변 관망도 잠시, 드디어 육봉능선의 시작 1봉을 오른다.



1봉에서 2봉을 바라보니 아득하게 높게만 보이는 2봉이 시작부터 주눅들게 만든다.



육봉능선 길을 알리는 알림 조형물이 국기봉 까지 620m를 알리고있다.



육봉능선길을 시작하며 동행 산꾼을 만나 코스도 서로 물어가며 어떻게 오를지를 상의해본다.


 

이곳 육봉능선 길은 코스가 워낙 험한 탓에 정식 탐방로로 지정을 하지 않았고

그러다보니 그 흔한 밧줄 하나없이 보조시설이 전무한 코스이다.

어쩌면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바윗길 이기에 산꾼들이 더 좋아하고 애착이가는 코스 인것도 같다.



등잔불 아래서는 불빛도 없고 등잔을 바라볼 수 없는것 처럼

육봉의 멋진 모습을 보려면 멀리서 봐야 되는데 오르면서 보이는 육봉길은 오로지 바위뿐이다.



바윗길이 험한만큼 우회할 수 있는 길도 있기는 하지만 비러먹을 자존심이 허락을 하지를 않는다.



한 고비를 넘어 쉼이 있는 곳에는 꽃필 때를 놓친 진달래가 수줍게 피어 반긴다.



그리고 또 다시 바윗길이 이어지고 바윗길을 오르내리다 보면

지금 지나는 봉이 몇 번째 봉인지 재대로 알지 못하고 지나는 경우가 허다하다.



2봉을 오르며 만나는 코끼리바위.

상부 좌측으로 코처럼 삐죽나온 바위가 코끼리바위인데 조금 어설프게 찍혔다.



코끼리바위를 배경으로 오늘따라 어설픈 사람을 어설프게 사진한장 박아본다.



그리고 만나는 좌측의 높게 우람한 모습으로 버티며 나타난 3봉.



어느 산 어느 바위가 쉬운 곳이 없지만 아마 이곳이 육봉 중 첫째나 둘째로 힘들것같다.



이곳은 전문바위를 하기전의 입문코스로 연습하는 곳 이기도하다.

나도 오늘은 정면보다는 좌측으로 조금 빗겨서 조심스럽게 올라본다.



중간쯤 오르며 잠시 발판을 마련하고 멀리 보이는 과천시를 내려다보며 숨을 돌린다.



그리고 나머지 더 올라야할 지점을 올려다 보고,



3봉 정상부에 거의 올라와 마지막 핏치를 올려다 본다.



3봉 위에서 아까 넘었던 2봉을 내려다보고,



흙 한줌 없이 바위틈에서 비루먹고 고달프게 자란 소나무를 배경으로 산 아래를 바라본다.

아마도 이것이 높이 오른자가 누릴 수 있는 특권 이리라.



우측으로는 관악산 정상부가 시원스래 조망된다.



그리고 다시 오를 봉들을 올려다 본다.



진행하는 바윗길은 큰 봉을 넘어도 자잘한 바윗길로 계속 이어지고 있고,




그리고 어김없이 소나무와 자잘한 나무들이 자라고 적당한 쉼터를 마련해준다.



4봉이 조망되는곳에 5봉과 6봉도 같이 조망된다.

우측 4봉의 좌측아래로 노란배낭을 맨 산꾼이 마치 개미가 바위에 매달린듯 작게보인다.



4봉은 워낙 날카로운 모습으로 버티고 있어 우회하는 경우도 있지만 정면 돌파하기로 맘먹는다.



이곳 바위들은 막상 맞닥트리면 다 잡고 오르 수 있는 길이 보인다.

다만 경험이 부족할때는 길이 안보이고 당황하여 실수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4봉 바위 삼각점에 올라서면 좌우가 깍아지른듯 이런 모습이다.



4봉에서 아까 넘어온 3봉을 바라본다.

3봉은 전면에서와는 다르게 뒷면에는 경사도 적당하고 나무들도 많이 우거져있다.



동행한 산우님과 서로 써포트를 해주며 4봉 직벽을 조심스럽게 내려온다.



넘어온 4봉을 뒤돌아보면 바위모습이 마치 뾰죽한 원추를 거꾸로 세워논 모습이다.



5봉을 넘으며 바라보니 저 멀리 6봉 국기봉에 태극기가 휘날리는게 보인다.



그리고 진행하는 좌측으로는 아마도 비산동에서 오르는 능선길의 바위도 보이고,



뒤로는 아까 넘은 3, 4, 5봉이 도토리 키재기 하듯 올망졸망 한 눈에 조망된다.



그리고 소나무 위에는 산비둘기 한 쌍이 다정히 휴식을 취하고있다.



드디어 6봉 국기봉이다.

이곳 관악산에는 삼성산과 합하여 11개의 국기봉이 있어 국기봉만을 찾아 등반을 했던 기억이 새삼스럽다.



6봉에서 맞는 날씨는 햇살도 좋고 대기오염 상태도 양호한 수준으로 시야도 멀리까지 조망된다.

적당히 부는 시원한 바람 맞으며 좀 멋적지만 인증사진 한 장 밖아본다. ㅎ



6봉에서는 좌측으로 삼성산 능선이 조망되고,



조금 가까운곳에는 제2 국기봉이 있는 팔봉능선의 시작 봉우리가 뽕끗 고개를 내밀고있다.



그리고 우측으로는 관악산의 기상관측소와 중계탑이 조망된다.



6봉에서 보는 풍경은 예쁜 연분홍의 때 늦은 진달래도 반갑고,



수없이 갈라져 이어지는 크고 작은 능선들의 봄 옷을 입은 아름다운 모습도 보여준다.



제2 국기봉을 향하며 방금 지나온 6봉을 바라보니 바람에 나부끼는 태극기가 더 없이 선명하다.



좌측으로는 가기로 맘먹은 팔봉능선이 선명하게 눈앞에 펼쳐지고,

아래로는 불성사의 법당과 요채가 관악산 품에 안긴듯한 모습으로 자리잡고있다.



제2국기봉을 향하며 한번 더 6봉을 바라보니 5봉도 함께 조망된 모습이 푸르름을 자랑하고있다.



우람하게 버티고 있는 팔봉능선의 8봉,


갈림길의 팔봉과 불성사를 알려주는 이정표,

여기서 팔봉으로 오르기 전에 제2 국기봉을 만나기 위해 우측 샛길로 향한다.



제2 국기봉,

아쉽게도 이곳 국기계양대에는 태극기가 없이 빈 계양대만 덩그란히 서있어 허전하고 아쉬움을 맞본다.



관악산 국기봉의 조망이 다 그러하듯이 여기서 보이는 횃불바위와 통신탑이 보이는 조망도 꽤 훌륭하다.



그리고 뒷편으로는 가야할 8봉이 삼성산을 배경으로 반갑다고 어서오라고 서 있다.



제2국기봉에서 팔봉능선을 향해 내려간다.

지금까지는 오르는길 이어서 별 무리없이 왔지만 8봉부터는 오름길 보다는 내림길이 더 많기에 살짝 긴장된다.



팔봉늘선길은 워낙 많은 산꾼이 다니다보니 바윗길에 잡고 오르 수 있는 보조시설도 있고

바윗길도 워낙 많이 밟고 지나간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8봉을 내려오며 뒤돌아보니 8봉뒤로 관악정상의 중계탑이 제법 멀리보인다.



이곳 팔봉능선만을 따져본다면 다섯 손가락 헤일 정도로 지나 다녀봤지만 아직도 지나는 바위가

8봉중 몇번째에 해당하는지 잘 모르며 지나고있다.



우스게 소리로 팔봉능선을 넘으며 여기가 몇 번째봉 이냐고 묻는 사람이 있다면  그사람은 팔봉능선 초보자 라고 생각하면 된단다.


 

다만 시작과 끝에 있는 바위는 당연히 알 수 있고, 

몇몇 바위는 생김새를 본딴 이름이 있어 알 수 있지만 사실 그 이름들은 공식 명칭은 아니다.


 

다만 육봉능선이나 모든 바위산 능선이 그러하지만 이곳 팔봉능선도 우회도로가 있으므로

바위 봉을 직접 넘는 방법과  우회도로중에서 본인 능력, 체력, 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길을 택할것을 권고한다.



사람마다 즐겨찾는 산과 산길이 다 다르듯 본인이 바윗길을 좋아하는 데에는 몇가지 이유가있다.



첫째는 바라보는 방향이나 위취에 따라 달라보이는 바위의 모습이 좋고

'견물생심'이라 했던가? 보면 오르고 싶은 충동과 위에 올라 섰을때 느끼는 만족감과 쾌감 때문이리라.



둘째는 계곡길 보다는 능선길이 조망이 좋듯 바위능선에 올라서면

계곡이나 숲이우거진 능선에서는 볼 수없는 풍경을 볼 수있는 조망이 좋아서다.



셋재는 바위에 오르기 위해서는 계곡이나 능선길 처럼 걸어 오를 수도 있겠지만

바위를 오르기 위해서는 손과 발을 모두 이용하여 바위와 내 몸이 밀착 되어야 오를수 있기에 일체감을 느낄 수 있어서다.



지나온 저 5봉 바윗길도 엉덩이로 혹은 업드려 기며 내려온 길 이기에 더 정감이 가고 애착이 간다.



바위 돌틈 사이에 뿌리를 내리고 끈질긴 생명력으로 자라고있는 소나무.

바윗길을 다니다 보면 자주 만나지만 만날때마다 끈질긴 생명력의 위대함을 나는 어떻게 살고있는지 나 자신과 비교해 보기도한다.



바윗길을 미끄러지듯 내려오다 전망이 트이는 곳에서 학바위능선이 조망된다.

학바위능선은 관악 정상부에서 서울대 방향으로 바로 하산할 수 있는 길로 많은 산꾼이 즐겨찾는 길이다.



5봉에서 4봉으로 내려가며 삼성산을 배경으로 조망되는 모습이 소나무와 어우러져 아름답다.



그리고 4봉 아래로 칼바위같이 생긴 날카로운 모습의 3봉 모습도 같이 조망된다.



봉과 봉사이에서 가야할 앞에 봉과함께 지나온 봉을 보면 어떻게 앞의 봉을 지나야 할지가 보이는듯하다.

아마도 우리네 인생살이도 앞으로 나가기 전에 뒤를 잠시 돌아보게 되는것도 이러한 이유 인것같다.



가야할 3봉의 칼바위 닮은 바위능선이 예사롭지 않아보인다.



3봉을 향해 내려가다 우측으로 약간 낮은곳에 숨어있는 왕관바위를 찾아본다.

이 왕관바위는 하산길만 바라보다가는 못찾고 그냥 지나는 경우가 많은 곳에 위치 해 있다.


 

바위모양이 왕관을 닮은 왕관바위를 지나며 4봉의 모습을 뒤돌아본다.

확실히 바위능선은 위에서 아래로 내려 보는것 보다는 밑에서 올려다 봐야 제 모습이 보이는것같다.



3봉의 능선길은 좌측은 낭떨어지고 우측은 다행이 조금은 완만한 경사를 이루고있다.



그리고 새순돋는 나뭇잎에 가려 조금은 신비한 모습으로 서있는 2봉으로 향한다.



2봉에서 팔봉의 1봉을 조망해본다.

아래 보이는 바위가 윗부분의 큰바위 아래 사람 하나 겨우 빠져나갈 수 있는 공간이 있어 개구멍바위 라고도 부른다.



개구멍바위를 확대해 보니 산꾼들이 지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2봉을 내려오며 지나온 바윗길을 담아본다.



그리고 바위사이로 삼성산 정상부를 바라보고.



개구멍바위에 도착하여 바위를 사진에 담아보며 바위 윗길로 넘는다.

사실 바위 아래로 통과하는건 초보자를 위한 배려일뿐 정상적인 바윗길은 아니다.



1봉을 넘어와 일명 개구멍을 아래에서 위로 바라본 모습.



팔봉능선의 여덟봉을 다 넘고 계곡으로 하산하며 1봉을 바라본 모습.



팔봉을 다 넘으면 이런 평평한 나무숲을 만난다.



그리고 작은 계곡을 만나 잠시쉬며 여유를 즐겨본다.

계곡물은 수량은 그리 많지 않았지만 계끗하고 손을 담그니 손이 시려울 정도로 차가웠다.



작은 계곡을 빠져 나오니 삼성산과, 안양예술공원과 무너미고개로 갈 수 있는 삼거리의 이정표를 만난다.

나는 서울대 방향으로 하산 하기위해 무너미고개로 향한다.



지나는 무너미고개에는 보기드문 복숭아나무꽃이 흰 꽃잎에 붉은 수술을 내밀고 활짝 피어 미소 짖고있다.



무너미고개를 넘어 호수공원으로 가는 길목의 이정표.



그리고 만나는  길섶의 약수터에는 음용이 가능한 시원한 약수가 산꾼들의 갈증을 풀어주고있다.



하산길을 내려와 호수공원 정자를 만나며 오늘 산행을 무사히 마쳤다는 안도감과 함께 잠시 쉬어본다.



그런 날이 있다. 갑자기 산에 가고 싶은, 아니 산에 꼭 가야만 할것 같은 그런 날.

의사는 절대 무리한 운동은 하지 말라는데 내가 좋아하는게 등산이다보니 오늘도 무리를 한것같다.





어떤 운동 시합을 하는것도 아닌데 등산을 다니며 시간을 따지는것은 바람직 하지않게 생각하는 본인이지만

몸상태가 정상이 아니다보니 나도 모르게 예전에 다녔던 같은 코스의 시간과 비교하게된다.

예전에는 5시간 정도면 무난히 지나온 길인데 오늘은 6시간 조금 더 걸린것 같다.

평지에서 쉬는 시간이 예상보다 더 길었지만 완주할 수 있었기에 만족한다.



생각의 관점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같은 일도 결과가 달라지는 법,

5월의 푸른하늘 아래에서 봄을 만끽하며 다녀온 산행길의 아름다움을 눈보다 가슴에 담고

나를 온전하게 받아준 육봉과 팔봉에 감사하며 다음 찾는 길이 더 즐겁고 보람된 길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



 
And I you - Giovanni Marra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