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산(修理山 489m) :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안양동, 군포시 속달동, 안산시 상록구 수암동 위치.
수리산은 전체면적 36.155㎢ 중 안양시가 54%, 군포시가 29%, 안산시가 17%를 점유하고 있습니다.
조선시대에 안산군(安山郡)의 명산으로 봉우리가 매우 빼어나며 산곡이 깊은 산입니다.
수리산의 지명 유래는 세 가지 설이 있는데,
산의 바위가 마치 독수리와 비슷하여 수리산이라 했다는 설과,
신라 진흥왕 때 창건한 수리사(修理寺)로 인해 수리산이라 했다는 설,
조선시대 어느 왕손이 수도하여 (修李山)이라고 했다는 설이 그것인데, 일명 견불산(見佛山)이라고 했습니다.
또한 수리산은 '한국의 산하 100대 명산 중 하나이며, 2009년 7월에 '경기도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습니다.
관모봉(冠帽峰 해발 426m)은 수리산 종주를 할 경우 말굽모양의 C자 형태로 탐방하게 되는데 그 기점이 되는 봉입니다.
관모봉의 명칭은 갓(冠) 자와 모자(帽)를 쓰는 것으로 봐서 옛 벼슬아치들이 쓰던 모자와 닮아서 붙은 이름 같습니다.
태을봉은 수리산 줄기의 최고봉으로 2004년 군포 제1경으로 지정되었습니다.
태을(太乙)의 의미는 동양사상에서 우주의 본체 즉 천지만물의 출현 및 성립의 근원을 뜻합니다.
태을봉은 예전에는 독립된 산으로 구분하여 태을산으로 불리었습니다.
수암봉의 본래 명칭은 산세가 독수리를 닮았다 하여 독수리봉이라 불렸으나 조선 말기에 수암봉으로 명칭이 바뀌었습니다.
수암봉 옆에는 전망대가 별도로 설치되어있고 여기서는 사방을 둘러볼 수가 있어서 수리산중 가장 전망이 좋은 곳입니다.
산행일 : 2022년 06월 18일 (토 요일). 날씨 : 흐림.
산행길 : 들머리 - 명학역. (지도 ②번) 날머리 - 병목안 시민공원. (지도 ④번)
명학역 - 관모봉 - 태을봉 - 병풍바위 - 슬기봉 - 수암봉 - 수리산성지 삼거리 -병목안 시민공원 (약 15Km /7시간)
서울에서 대중교통(전철)을 이용할 경우 가장 근접성이 좋기에 명학역 방향 들머리를 이용합니다.
서울 근교 산들이 그러하듯 수리산은 거미줄 모양의 샛길들이 많아 초행자에게는 자칫 샛길로 빠지기 일수입니다.
일단 들머리를 들어서 관모봉 이정표를 보며 오르는 탐방로에는 유월의 푸르름을 맘껏 뽐내고 있는 듯합니다.
탐방길 요소요소에는 이정표와 좀 허접해 보이는 돌담들이 자주 눈에 띕니다.
산을 다니며 자주 느끼는 점은 빤히 보이는 길에는 이정표가 있는데
샛길 빠지는 곳에는 그 흔한 리본조차 없어 초행길 산꾼에게는 엉뚱한 길로 빠지기 일수인 것 같습니다.
낙엽이 수북하게 쌓였었을 탐방로는 요즘 내린 장맛비로 쓸려나가 걷기 좋은 흙길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참을 걷기 좋은 탐방로를 오르니 관모 쉼터를 만납니다.
걷기 좋은 길은 여기까지,
관모 쉼터에서부터 시작하는 본격적인 오름길은 수리산 탐방길이 결코 만만치 않음을 보여줍니다.
험로에서 만나는 지그제그 계단길엔 간간이 인사말을 적어놓아 계단 오르는 지루함을 덜어주고 있습니다.
지금 오른 계단 수가 147계단임을 인사말과 함께 보여주고 있습니다.
147계단을 방금 올라왔는데 또 147계단이 시작됩니다. 계단 참 많습니다.
그 두 번째 147계단이 끝나는 지점에서 관모봉을 만납니다.
이정표 거리상으로 1km가 체 안 되는 지척에 위치한 태을봉을 향합니다.
샛길도 없는 빤한 길,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 태을봉을 너무도 친절한 이정표가 또 보입니다.
들머리에서 관모봉 오를 때보다는 수월한 숲길을 헤쳐나가니 숲 사이로 하늘이 열립니다.
열린 길을 빠져나오니 헬리 포터가 펼쳐 저 있고 그 너머로 태을봉 정상석이 시야에 들어옵니다.
태을(太乙)이란, 천지만물의 생성 근원 또는 우주의 본체를 이르는 말입니다.
태을봉 옆에 마련된 수리산 안내도를 보니 수리산이 도시 가운데 위치한 관계로 탐방코스도 무척이나 많습니다.
모처럼 수리산을 찾은 이유는 병풍바위를 넘기 위함이었는데
언제부터인지 출입금지 팻말과 함께 철망으로 완전 차단되어 아쉬움을 머금고 데크길을 따라갑니다.
병풍바위 우회길에는 낙석위험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철망 터널까지 만들어져 있습니다.
못내 아쉬운 마음에 철망 사이로 병풍바위를 올려다봅니다.
병풍바위 아래쪽은 낙석위험이 많은지 바위와 바위 사이를 철 로프로 묶어 보강한 구조물도 보입니다.
그렇게 가다 보니 어느새 168계단을 올랐습니다.
계단 숫자를 표기한 것이 계단 오름의 지루함을 한결 줄여주는 듯합니다.
그렇게 평풍 바위 우회길을 지나며 슬기봉으로 향합니다.
슬기봉 가는 길의 365계단이 너무 지루한지 200번째 계단에 적힌 글이 재밌습니다. "후회는 말자, 돌아갈 순 없잖아"
나름 험한 바윗길을 헤쳐 나가니 안전 데크를 만나고 멀리 슬기봉 정상의 군사시설이 정면으로 보입니다.
슬기봉 정상은 군시설 관계로 일반 탐방객 출입이 금지되어있습니다.
수리산 탐방로에 계단 정말 많은 것 같습니다.
계단을 오르니 또 계단, 104계단의 슬기봉 계단을 오릅니다.
슬기봉 계단에 올라 지나온, 흐린 날씨지만 푸르름이 가득한 태을봉 방향을 바라봅니다.
태을봉에서 여기 슬기 쉼터까지 약 1.7km, 슬기 쉼터 안내글 적힌 이정표에 슬기봉 150m도 보입니다.
슬기봉에는 군사시설이 있어 탐방객 출입 금지되는 관계로 탐방객이 느끼는 슬기봉은 이곳 슬기 쉼터 일 것 같습니다.
슬기봉 쉼터에서 한참을 오르니 수암봉 가는 길 데크를 만납니다.
지금 지나고 있는 탐방로가 한남정맥의 군포시구간임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슬기봉 방향의 데크계단이 하늘 높은 줄 모르듯 위로 뻗어있습니다.
계단 중간중간에는 낙석 으로부터 안전을 위한 지붕까지 설치되었습니다.
지붕이 벗겨진 소을 지나며 슬기 봉이 좀 더 가깝게 조망되고,
계속 이어지는 데크길에는 지붕 달린 계단이 또 나옵니다.
계단이 끝나는 지점에 다다르니 슬기 봉의 군사시설이 한결 종합적으로 보입니다.
슬기봉 옆의 임도를 만납니다, 좌측은 군시설이라서 이정표 안내에도 빠져있습니다.
임도에서 보는 테크의 안내에는 태을봉에서 왔음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이 임도는 수리산 성지를 지나 병목안 시민공원을 만납니다.
임도를 따라 1.5km를 내려가다 좌측의 종합안내도를 보며 수암봉 방향 탐방로로 진입합니다.
같은 수암봉을 가는 길이지만 고깔 쉼터 정자를 중심으로 좌측의 계단길과 우측의 흙길로 나뉩니다.
대부분의 등산객들이 좌측의 계단길을 버리고 좀 더 걷기 좋은 흙길을 택하는 추세입니다.
수암봉 가는 길목에서 2013년에 6.25 전사자 유해 3구를 발굴한 장소를 만납니다.
나라를 위해 싸우다 가신분들의 복된 영면을 기원합니다.
우거진 숲 사이로 시야가 벗어지며 수암봉 전망대가 마치 높은 성곽의 망루 인양 서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그 전망대 모습을 좀 더 당겨봅니다.
수암봉 400m 전의 이정표에는 수리산 성지와 안산으로 빠질 수 있는 길을 안내해주고 있습니다.
전망대에서 오늘의 날머리 병목안 시민공원 가는 능선길을 바라보며 발걸음을 옮깁니다.
마음이 여유로울 때 비로소 보이는 것들, 바윗 틈에 곱게 핀 노란 꽃을 발견합니다.
수암봉에서의 하산길 역시 만만치 않은 바윗길로 이어집니다.
그 크기와 모양이 여느 산과는 달라 지루함을 덜 해주는 것 같습니다.
중턱에서 쉬어가기 좋은 널찍한 휴게터를 만납니다.
나무 사이에 해먹을 매달고 쉬는 모습이 여유로워 보입니다.
수리산 최경환 성지 갈림길에서 아직 갈 길이 멀기에 장박골 이정표를 보며 직진합니다.
최경환 성지가 있는 담뱃골은 약 30호쯤 되는 작은 산촌으로 지금은 담배를 재배하지 않으나, 조선 후기에 헌종이 천주교를 박해하던 기해박해 때, 천주교 신자들이 숨어 들어와 담배를 가꾸며 살던 곳입니다.
이들 중 이 땅의 두 번째 신부인 최양업(崔良業)의 가족들이 겪은 수난은 매우 처참하였습니다.
최양업의 어린 동생들은 당고개에서 죽음을 당한 많은 신자 중 어머니의 주검은 못 찾고 아버지 최경환의 주검만을 거두어 그들이 살던 수리산 골짜기에 묻었습니다.
그 무덤자리는 지금도 남아 있어 천주교 신자들의 순례지 '수리산 성지'가 되었습니다.
병목안 능선길로 하산하며 만나는 멋대로 생긴 바위들이 심심치 않게 눈요기를 해주고 있습니다.
병목안 하산하며 만나는 바위들은 대부분 풍화에 약한 흑운모호상 편마암이나 안구상 편마암으로 되어있습니다.
병목안 하산길 능선에서 또 삼거리 길을 만납니다.
장박골로 내려가면 조금 빨리 하산할 수 있으나 조금 먼 병목안 시민공원을 향해 하산합니다.
대부분 편마암으로 부서진 바위들이 하산길을 끝까지 험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제 수리산 산행도 끝 지점에 다다릅니다.
병목안 능선길의 끝에 다다르니 수리산 성지와 이어지는 포장도로를 만납니다.
여기서 버스 타는 곳으로 직접 가기보다는 포장도로 건너편의 병목안 시민공원으로 갑니다.
병목안 시민공원에 들어서 계단을 올라 공원 광장으로 오릅니다.
늦각이 장미도 만나고,
봄에는 예쁜 꽃들로 장식되었었을 장미터널도 지납니다.
공원 상부 광장에 올라서니 넓은 잔디광장과 거대한 인공폭포가 눈에 들어옵니다.
왼쪽 작은 폭포 상단에는 수리산의 상징인 독수리 조형물이 큰 날갯짓을 하고 있습니다.
폭포수 아래 한 켠에는 아마추어 악단으로 이루어진 작은 음악회가 공원을 찾은 이들을 즐겁게 해주고 있습니다.
병목안 시민공원을 빠져나오며 지난 4월 수리산 철쭉 행사 때 오려다 미룬 수리산 산행을 마칩니다.
유월의 우리나라 모든 산이 그러하듯 봄 꽃들이 다 진 상태지만 짙게 물들어가는 녹음이
보는 이의 눈을 시원하게 해주고 보다 넓은 그늘을 만들어주어 산을 찾는 사람들의
몸과 마음을 편하고 여유롭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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