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산 (冠岳山 629m)
서울특별시 관악구 신림동·남현동과 금천구, 경기도 안양시·과천시 관문동에 걸쳐 있는 산.
관악산의 높이는 629m이고, 전체 면적은 19,22㎢, 약 582만 평에 이르며
북한산, 남한산 등과 함께 서울 분지를 둘러싼 자연의 방벽으로,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산입니다.
예로부터 개성의 송악산, 파주의 감악산, 포천의 운악산, 가평의 화악산과 더불어 "경기 5악"에 속했던 산으로, 서울의 남쪽 경계를 이루고 있고, 그 줄기는 과천 청계산을 거쳐 수원의 광교산에 이릅니다.
[경기 5대 악산]이라고 하면, 감악산(紺岳山), 화악산(華岳山), 운악산(雲岳山), 관악산(冠岳山), 송악산(松嶽山)을 말합니다.
관양 능선(冠陽稜線)
관악산 정상에서 남쪽으로 뻗은 산줄기라 관악산 남릉, 혹은 남부 능선이라고도 부르며 보통 관양 능선이라고 부릅니다.
해방 이후 이곳에 '관악산 양지바른 곳'이라 하여 '관양초등학교'가 지었고, 이것이 '관양동'이란 동네 이름과 능선 이름이 되었습니다.
관양 능선은 어렵지 않지만 긴장을 놓을 수도 없는 바윗길이 연달아 나타나서 암릉 산행 특유의 감칠맛을 몸 전체로 느낄 수 있는, 규모는 작지만 재미는 설악의 공룡능선에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것 같습니다.
산행일 : 2022년 07월 9일 (토요일). 날씨 : 흐림.
산행길 : 들머리 - 안양시 동안구 비산 체육공원 날머리 - 서울대 캠퍼스
관악산 산림욕장 - 관양 능선 - 6봉 국기봉 - 8봉 국기봉 - 기상관측소 - 관악산 - 연주대 - 자운암 능선 - 서울대 캠퍼스
올해 일찍 시작된 더위와 함께 찾아온 장마가 사람들을 무디고 나태하게 만드는 요즘,
먼 거리의 산행을 하기가 마땅치 않아 가까운 산행지를 물색하던 중 관악산 "관양 능선"을 발견하고 산길을 나섭니다.
관악산이라면 남보기 부끄럽지 않을 정도로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관양 능선은 잘 몰랐고 오늘이 초행입니다.
관양 능선의 들머리는 관양고등학교 옆에서 오르게 되어있었으나 그 주변이 도시개발공사로 인하여 들머리가 마땅치 않아
지도를 살펴보니 본인이 사는 지역에서는 관양 능선 들머리에 접하기가 쉽지가 않아 지하철 1호선을 이용하여 관악역에서
하차하여 비산동 가는 버스(5625, 5713)를 갈아타고 약 30여분을 돌아 비산동 종점에서 관악산 산림욕장으로 들어섭니다.
대부분의 산들이 그러하듯 목표로 정한 탐방로를 들어서기 전 까지는 거미줄 같은 갈래길이 초행길을 어지럽게 합니다.
관악산 산림욕장에서 30여분을 오르니 산마루 쉼터 팔각정을 만납니다.
흐린 날씨에 고온 다습하여 땀은 벌써부터 줄줄 흐르고 조그만 땀수건 한 장이 벌써 다 젖었습니다.
장마철이라 맑은 날씨를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뿌옇게 조망되는 전경을 바라보며 잠시 쉬어봅니다.
서서히 시작되는 암릉길에서 관양 능선 첫 데이트의 설렘을 안고 오릅니다.
암릉 산행은 그 재미와 매력에 한 번 빠지면 암릉길만 계속 찾게 되는 것 같습니다.
간간이 시야가 확보되는 곳에서는 도심의 뿌연 모습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앞이 절벽으로 막히면 네발로 기어오르고 그것도 마땅치 않으면 돌아 돌아 길을 찾아봅니다.
정 길이 마땅치 않은 곳에는 고맙게도 계단이 설치되어 편하게 오르게 해 줍니다.
하지만 어떤 곳에는 필요 이상의 계단 설치로 못마땅함을 느끼는 곳도 있습니다.
계단길을 오르며 좌측으로 이곳 관양 능선과 나란히 뻗어있는 능선을 마주합니다.
이름하여 운동장 능선, 저 능선의 끝은 육봉 능선과 함께 국기봉에서 만납니다.
산마루 쉼터에서 30여분 정도 오르니 얼핏 로마 콜로세움을 연상시키는 둥근 모양의 전망대를 만납니다.
날씨가 맑았더라면 안양 시내는 물론이고 멀리 청계산에서 모락산과 광교산까지 조망될 텐데 조금은 아쉽습니다.
좀 더 높은 위치에서 전망대와 그 아래 주변 모습을 봅니다.
거북바위?, 사람들은 바위의 모습을 보며 그 이름이 맞던 틀리던 이름 붙여보기를 좋아합니다.
그리고 어느 산, 어느 바위 이름 몇 개 정도는 알아야 산꾼 대접을 받는 게 가소로운 현실이기도 합니다.
쉼도 잠시 아직 갈 길이 멀기에 바위 위로 기어올라봅니다.
남근석?, 가물치 바위?
모양이야 뭘 닮았던 생명력이 있어 꿈틀거리는 듯한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기암괴석들 사이로 바위 타기 놀이를 즐기며 오르니 좌측으로 운동장 능선이 지척으로 다가와 있습니다.
운동장 능선 쌍뿔 모양 바위에 인기척이 느껴져 당겨보니 저쪽도 바위 타기 놀이 중 인 것 같습니다.
이어지는 암릉길에서 위를 바라보니 육봉 정상부가 시야에 들어옵니다.
관양 능선에서 가장 전망이 좋을 것 같은 바위에 오르니 코 앞에 운동장 능선 너머로 삼성산 정상이 조망됩니다.
삼성산 철탑을 중심으로 좌측으로는 국기봉과 천인암 능선, 우측으로는 장군봉과 호암산 능선입니다.
진행 방향으로는 육봉 국기봉과 전망대가 시야에 들어옵니다.
우측으로는 과천방향 문원 폭포에서 시작하는 육봉 능선이 역시 지척에 다가와 있습니다.
육봉 능선 3봉을 당겨보니 기세 좋게 바위 타는 산꾼을 담아봅니다.
뒤로는 올라온 관양 능선의 바윗길과 안양시내 일대가 흐린 날씨에 뿌였게 보여 답답한 모습입니다.
육봉 아래 쌍계단을 만납니다. 좌측은 국기봉으로 우측은 전망대 거쳐 국기봉 가는 계단입니다.
우측 계단을 올라 전망대로 오릅니다.
전망대에서 보니 좌측으로 육봉 능선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육봉 능선은 지도에 나와있지만 능선 들머리를 찾기가 까다롭고 능선길도 험해서 단독산행은 피하는 게 좋은 것 같습니다.
관양 능선은 여기까지, 좌측 뾰족 바위가 보이는 능선이 오늘 올라온 관양 능선이고, 우측 능선이 운동장 능선입니다.
오늘 처음 올라 본 관양 능선은 8봉 능선이나 6봉 능선보다 거리도 짧고 그 난이도도 낮지만 계속 이어지는 아기자기한 암릉과 적당한 스릴감이 재미와 기분을 업 시켜주고 힐링시켜주는, 산을 좋아하는 누구에게나 권하고 싶은 암릉길입니다.
육봉에서 펄럭이는 태극기를 보고 싶었지만 바람 한 점 없는 날씨가 흐린 게 그나마 다행인 것 같습니다.
육봉에서 관악산 산행의 깃점 역할을 하는 방송 송신탑을 보며 정상으로 향합니다.
육봉에서 정상으로 길을 잡으면 팔봉 국기 대가 있고 좌측의 볼록한 바위가 팔봉능선의 7봉입니다.
팔봉능선과 그 뒤편의 삼성산을 그리고 맨 하단 좌측으로 불성사가 보입니다.
팔봉능선 아래에서는 무너미 고개를 만나고 안양 예술공원, 삼성산, 서울대 호수공원등으로 갈 수 있는 요충지를 만납니다.
정상가는 길에서 만나는 불끈 솟은 바위.
솟은 바위에서 뒤돌아 본 육봉 능선과 육봉 깃대봉.
관악산 명물 중 하나인, 마치 횃불이 타오르는 모습의 횃불 바위를 민납니다.
정상 근처 갈림길에 올라서니 데크시설은 잘 돼있으나
제대로 된 이정표가 없어 산꾼들이 궁여지책으로 목적지 방향을 써놓은 곳이 한 두 곳이 아닙니다.
여기서 이정표 방향 무시하고 직진하여 연주대 방향 정상으로 향합니다.
기상관측소 바로 아래에서 시작하는 자운암 능선 하산길을 택합니다.
서울대 캠퍼스 근처 제4야영장 사거리 이정표를 만나며 자운암 능선 하산을 마칩니다.
이곳 계곡에서 잠시 쉬며 세수도 하고 발도 당구며 열기를 식혀봅니다.
관악산, 많이 다녀서 잘 안다고 생각했던 산 중에 하나인데 아직도 구석구석 못 가본 곳이 많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좋은 산길을 여태껏 찾지 않았다는 게 산을 헛다닌 것 같아 부끄럽기도 합니다.
우리가 살면서 가끔 별 것 아닌 것에서 즐거움과 보람과 행복을 느낀다는 말을 하는데
오늘 관양 능선을 다녀오며 작은 행복의 의미를 확실히 깨달은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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