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태산 지당골의 가을속삭임
가을을 보고 싶었다. 가을을 만나고 싶었다. 가을하늘을 보고 싶고, 가을향기를 맡고 싶고, 가을바람을 만지고 싶었다. 그래서 산을 찾아갔다. 거기에는 하늘도, 산도, 나무도, 그리고 계곡을 흐르는 물도 있을 테니까. 하늘을 보았다. 하늘이 거기 있었다. 전에는 하늘에 구름만 있는 줄 알았는데, 하늘에는 고운빛갈이 있고, 그림이 있고, 이야기가 있다. 그 하늘은 어느 화가의 수채화 보다도 섬세하고 아름다운 그림이다. 산에는 향기가 있었다. 맛있게 익어가는 그 무엇보다도 맛깔스러운 향기다. 그 향기는 바람을 타고 와 내 몸을 휘돌며 육감을 진동시킨다. 그 바람을 두 손 다소곳이 모아 만져 본다. 부드럽고, 매끄럽고, 깃털보다도 더 가벼운 바람은 가을 향기를 전해주고 있다. 계곡을 만난다. 그 계곡은 맑고 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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